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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칼럼-김필수] ‘Brick’을 깬 ‘Click’

# ‘닷컴 버블’은 1990년대말 일이다. ‘닷컴’과 연이 닿기만 하면 주가가 뛰었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았다. 젊은 벼락부자들이 쏟아졌다. 대망의 밀레니엄(2000년대)에 버블이 터졌다.

# ‘코로나 버블’은 지금 얘기다. 코로나발(發) 위기에 각국이 천문학적 규모로 돈을 풀면서다. 주가는 폭락 이전 수준을 회복하고, 더 뛰는 중이다. 경기는 안 좋다는데, 주가는 달린다. 이 버블이 언제 터질지는 의견이 갈린다. ‘곧’과 ‘2~3년 뒤’로.

버블이라고 모든 기업의 주가가 뛰는 건 아니다. ‘닷컴 버블’ 때도 IT주와 굴뚝주의 희비가 엇갈렸다. 이어 ‘성장주 vs 가치주’ 논쟁이 불거졌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은 당시 IT주에 등을 돌리면서 버블에 올라타지 못했다. 버핏이 운영하는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 고객들의 불만은 컸다. 하지만 버블이 꺼지자 고객들은 “역시 버핏!”을 외쳤다.

‘코로나 버블’은 ‘닷컴 버블’과 판박이다. ‘언택트주’와 ‘콘택트주’(느슨하게 말하면 IT주와 굴뚝주의 다른 이름)의 희비가 갈리고 있고, ‘성장주 vs. 가치주’ 논쟁도 재현 중이다. 버핏의 이름도 다시 등장한다. 다만 버핏의 행보는 달라졌다. 닷컴 버블 때 IT주를 외면하고, 굴뚝주를 택했던 버핏은 이번에는 언택트주를 멀리 하는 동시에 콘택트주도 버렸다. 포트폴리오 내 주요 종목인 항공, 은행 등을 손절매했다. “시장이 암울해, 살 만한 주식이 없다”면서.

버핏은 이번에도 마지막에 웃을까.

한국 증시 투자자들은 버핏과 동행하지 않았다. 그 방증이 ‘카카오 열풍’이다. 언택트주의 대표주자 카카오 앞에는 ‘진격의’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사업이든, 주가든, 펄펄 나는 중이다. 콘택트주를 대상으로 ‘도장 깨기’가 한창이다. 시가총액에서 현대차를 제치더니(9위), LG생활건강도 제쳤고(8위), 이제 삼성SDI를 추격 중이다. (7위 눈앞)

언택트주의 레벨 업은 이제 시작일 수 있다. 옆 나라 중국이 1800조원에 달하는 부양책에 시동을 걸었고, 안에서는 한국판 뉴딜이 발걸음을 뗐다. 모두 5G, AI, 빅데이터, 친환경(2차전지), 바이오 등 언택트주와 맥이 닿아 있다.

중국의 움직임은 한국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이다. 2009~2011년 한국 증시의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 열풍이 중국발(發)이듯, 이번에는 언택트주들의 광풍을 예상하는 의견이 나온다.

닷컴 버블 당시 ‘벽돌과 회반죽(brick & mortar)’, ‘벽돌과 클릭(brick & click)’이라는 표현이 사용됐다. ‘brick & mortar’는 전통기업을, ‘brick & click’은 전통기업의 IT 신사업 병행을 뜻했다.

지금 미국에서는 ‘F·A·N·G(페이스북·애플·넷플릭스·구글)’이, 한국에서는 ‘언택트 3대장(네이버·카카오·엔씨소프트)’이 판을 뒤집고 있다. 성장성에 실적까지 검증받은 테크 자이언트들로, ‘click & click’으로 부를 만하다.

뉴욕타임스는 ‘디지털 퍼스트’에 맞춰 모토를 바꿨다. ‘지면에 맞는 모든 뉴스(All the News That’s Fit to Print)’에서 ‘Print(지면)’만 ‘Click(온라인)’으로 바꿔 방향 전환을 알렸다.

테크 자이언트들은 한 단어만 더 바꾸면 된다. ‘News’를 ‘Services’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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