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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철강업계 '포스트코로나' 대비…고철물량 확보전 치열
현대제철·동국제강 이례적 특별구매 진행
글로벌 생산 재개 대비 물량 선점 나서
"수요 급증 없으면 수익성 악화" 우려도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등 철강업체가 포스트 코로나 이후 철 스크랩 공급 부족을 우려해 특별 구매에 나섰다. 철 스크랩 업체 모습 [포스코경영연구원 자료]

[헤럴드경제 원호연 기자]철강업계가 국내시장에서 평소보다 비싼 가격에 철 스크랩(고철)을 확보하는 특별 구매에 나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서 벗어난 중국이 세계 시장에서 철 스크랩 공급량을 선점하면서 물량 확보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25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은 국내 고철시장에서 평소보다 높은 가격에 철 스크랩을 매입하는 특별구매를 진행했다. 동국제강의 경우 지난 6일부터 16일동안 중량류 선반설 제품을 각 스크랩 업체별 최근 거래 가격보다 톤(t) 당 2만원 높은 가격에 매입했다.

현대제철 당진 공장 역시 지난 20일부터 25일까지 모든 철 스크랩 제품에 대해 업체 별 최근 거래 가격보다 t 당 1만원 높은 가격에 특별구매를 진행하고 있다.

철 스크랩은 산업 현장이나 폐기물 업체에서 수집된 고철 제품이다. 전기로에서 쇳물을 생산하는 주원료나 고로 온도 조절 용도로 사용돼 철강업계의 핵심 원재료 중 하나로 꼽힌다. 불순물의 비율과 치수, 중량에 따라 생철, 중량류, 경량류, 선반설 등으로 구분된다.

철강업계는 각 스크랩 업체가 수집한 스크랩 제품의 품질과 규모 등에 따라 개별적으로 납품 단가를 정하고 시황에 따라 가격 조정을 한다. 다만 업체 별 단가는 영업상 비밀로 공개하지 않고 직전 거래 가격 대비 등락폭만 시장에 공개한다.

철강업계가 평소보다 비싼 가격에 철 스크랩을 사모으는 것은 코로나19 영향권에서 벗어난 중국 철강업체들이 생산량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최근 중국의 산업 생산이 늘어나면서 중국 철강업체들이 국제 시장에서 철 스크랩을 매입하는 양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사태 영향으로 안정화됐던 가격이 다시 오르는 상황인 만큼 국내 시장에서 철 스크랩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특별 구매를 진행했다"고 부연했다.

중국 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4월 중국의 조강(일반적인 강철 제조 공정에서 만들어진 강괴) 생산량은 8503만t으로 전년 동기 대비 0.2%, 지난 3월 대비로는 7.7% 증가했다. 이에 국내 업체가 미국에서 수입하는 철 스크랩 평균가격은 지난 5월 둘째 주(11일~17일) 전주 대비 9.3% 상승했다.

전략 물자 중 하나인 철 스크랩은 국제시장에서 수입 물량을 빠르게 확보하기 어려운 만큼 다른 국가들의 생산 재개 전에 물량을 확보해야 한다는 게 철강업계의 설명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서 경쟁사보다 먼저 물량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존 거래 업체와 별도의 가격을 정해 특별구매를 진행하는 것도 가격보다 물량을 확보하려는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철강업체들이 앞다퉈 철 스크랩 확보 경쟁에 나서면서 국내 철 스크랩 가격도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철 스크랩 평균가격은 5월 첫 주 t 당 25만원에서 둘째 주 26만원으로 4% 상승했다.

문제는 철광석, 원료탄에 이어 철 스크랩 가격도 오르면서 제품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철강업체의 수익성은 제품 가격과 원료 가격의 차이(스프레드)에 따라 결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철강 제품 수요가 빠르게 회복되거나 중국 측 공급량이 급감하지 않는 한 국내 업체의 수익성이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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