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사실관계 확인이 먼저”라는 입장을 재확인하며 윤미향 당선인 논란에 사실상 침묵을 이어갔다. 윤미향 당선인은 21대 전체 초선 의원을 대상으로 하는 국회의 오리엔테이션 격 행사에도 불참했다.

20일 윤 당선인은 예정됐던 국회 초선 의원 연찬회에 불참했다. 본인과 배우자, 그리고 정의기억연대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불거지고 또 검찰이 수사에 나서는 상황을 의식했다는 분석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도 윤 당선인의 거취에 대한 침묵을 지켰다. 오전 당 최고위원회 회의 공개 발언에서 김태년 원내대표와 이해찬 대표 모두 윤 당선인과 정의기억연대 의혹 및 논란에 대해 아무 언급도 하지 않았다. 윤호중 사무총장이 비공개로 지도부에 경과를 보고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을 뿐이다.

강훈식 대변인은 회의 직후 “정의연 회계부정 의혹과 관련, 사실관계 확인이 먼저라는 것이 당의 입장”이라며 “정의연도 회계부정 의혹의 투명한 검증을 위해 외부 기관의 감사를 받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사실관계 확인 후 조치하겠다는 기존 당 지도부의 입장만 재확인한 것이다.

강 대변인은 “행정안전부 등 정부 기관 감사도 있을 예정으로 알고 있다”며 “감사 결과를 보고 종합적으로 판단해 입장을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새 국회 개원 전 문제를 매듭지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다. 거대 여당으로 시작하는 만큼 시작부터 치명적인 도덕성 논란에 빠질 경우, 당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경계감이다.

김해영 최고위원은 이날 “윤 당선인 의혹에 대해 심각하게 보는 국민이 많아지고 있다”며 “검찰 수사 결과를 기다릴 것이 아니라 신속하게 진상을 파악해 적합한 판단과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윤 당선인을 향해서도 “의혹을 조속하게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성실한 협조를 당부한다”고 압박했다.

노웅래 의원도 “국민의 상식, 분노가 임계점에 달했다”며 “당에서도 엄중한 문제로 보고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공정과 정의의 대표적인 정권이 문재인 정권인데 이 공정과 정의 부분이 의심받고 의혹을 받게 된다(면 안될 일이다)”며 “잘못된 것은 고쳐야지 숨기고 할 상황이 아니다”고 이번 사태가 가져올 파장을 우려했다. 최정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