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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별기고] 유니콘 단상

  • 기사입력 2020-05-19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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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콘’은 유럽 전설에 나오는 뿔이 하나 달린 말처럼 생긴 동물이다. 그런데 요즘엔 기업가치가 1조원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 기업을 일컫는 표현으로 더 널리 사용되고 있다. 유니콘 기업에 대한 통계를 살펴보면 현재 전 세계에는 465개의 유니콘 기업이 있고, 스타트업 기업이 유니콘이 될 확률은 1% 내외이며 유니콘이 되는 데 걸리는 기간은 평균 5년 정도라고 한다.

유니콘을 키워내는 능력에 있어서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CB인사이츠의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는 11개의 유니콘 기업이 있어 독일과 함께 세계 5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스라엘 6개, 일본 3개에 비하면 그다지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유니콘 기업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는 것 같다. 중소벤처기업부에서는 최근 내년까지 유니콘 기업 수를 20개로 늘리겠다며 각종 지원 프로그램을 발표하고 있다. 어찌보면 ‘숫자’에 방점이 찍혀 있어 보인다. 하지만 유니콘 기업의 숫자로 우리나라의 벤처 경쟁력을 측정하는 게 과연 옳은 일일까.

스타트업 기업이 5~6년 만에 1조원 이상의 가치를 인정받으려면 특별한 성장 전략이 필요하다. 당연히 고속 성장이 기대되는 시장에 초기 진입해야겠지만 그런 시장일수록 곧 경쟁자들이 출현하게 되고, 경쟁을 따돌리고 유니콘이 되려면 빠른 속도로 규모를 늘리기 위해 막대한 비용을 지출해야 한다. 그렇게 해서 유니콘이 되면 좋은 일이지만 문제는 그럴 가능성이 100에 하나(1)라는 것이다. 나머지 99개 스타트업은 유니콘이 되려고 과잉 투자를 한 데 대한 결실을 보지 못하게 되고 대개의 경우는 지속 가능한 성장전략을 추구했을 때보다 더 나쁜 결과를 맞게 된다. 유니콘 성장전략이 꼭 최선의 길이 아닐 수도 있는 것이다.

유니콘 기업의 수를 늘리는 데 집중하는 것의 또 다른 문제점은 대부분 경우 유니콘은 제조업보다 서비스업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생산 설비를 갖춰야 하고 공급망을 관리해야 하는 제조업이 5~6년 만에 조 단위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만큼 매출 성장을 이루기는 쉽지 않다. 반면에 스케일업을 위한 투자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서비스업의 경우 유니콘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훨씬 크다. 그러다 보니 유니콘을 꿈꾸는 젊은이들이나 이들을 지원하는 벤처 투자가들도 로봇이나 드론, 소재나 에너지 같은 제조업보다 온라인쇼핑, 게임, 공유경제 같은 서비스업을 선호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국가 경쟁력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결코 간과할 수 없다. 아마존이 세계 최대의 온라인 장터인 건 사실이지만 팔 수 있는 마스크나 휴지 재고가 바닥나면 아마존도 어쩔 도리가 없는 것이다.

유니콘 기업의 수가 증가하는 것은 분명 바람직하고도 좋은 일이다. 우리뿐 아니라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힘들어진 기업들은 신입 채용을 대폭 축소하고 있고 학교마저 문을 닫은 요즘, 젊은이들이 꿈꿀 수 있는 희망의 대상이 늘어나는 건 분명 손뼉칠 일일 것이다. 하지만 유니콘 기업의 수는 균형 잡힌 벤처 육성의 결과물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것이 돼야지, 숫자 자체가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상훈 전 ㈜두산 사장·물리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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