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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LS '쇼크' 한국투자, IB '서프라이즈' 메리츠
한국금융 1Q 순이익, 2613억→마이너스 1145억
ELS 헤지운용 여파…상품운용손실만 4713억
트레이딩 비중 높은 KB증권도 적자전환
IB 견조했던 메리츠, 전 증권사 영업익 1위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글로벌 증시 급락과 이에 따른 주가연계증권(ELS) 운용 손실로 주요 증권사의 이익이 크게 하락했다. 특히 ELS 발행 규모가 크고 자체 헤지 비중이 높았던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1위 타이틀을 뒤로 하고 1분기 적자 전환했다. 반면 이익 내 기업금융 등 투자은행(IB) 업무 비중이 높았던 메리츠증권은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금융지주는 지난 1분기(연결 기준) 114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순이익이 2613억원에 달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지난해 같은기간과 비교해 영업수익은 150% 가까이 급증했지만, 영업이익이 3022억원에서 1680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한국금융지주 '어닝쇼크'의 가장 큰 원인은 한국투자증권의 ELS 운용 등 트레이딩 부문이었다. 트레이딩 부문에서 기록한 손실만 2850억원에 달했는데, 대부분 ELS 헤지운용에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사들은 ELS 가입자에게 상환할 자금을 준비하기 위해 해당 상품에 편입된 기초자산 선물을 사고파는 헤지(위험회피) 거래를 한다. 외부 증권사에 일정 비용을 내고 위험을 넘기기도 하지만, 한국투자증권은 거래 과정에서 생겨날 수익까지 챙기기 위해 직접헤지 비중을 높였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국금융지주는 ELS발행 잔고가 크고 자체헤지 비중이 50%로 커버리지 중 높은 편"이라며 "ELS마진콜 및 헤지비용 부담 증가, 연결 자회사로 반영되는 주식 관련 펀드 등에서 손상차손이 크게 반영돼 1분기 상품운용손실이 4713억원에 달했다"고 분석했다.

전체 이익에서 트레이딩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KB증권 역시 적자를 피하지 못했다. 지난해 1분기 81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던 KB증권은 올해 147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부문별로 보면 트레이딩(자산운용) 부문 순이익이 329억원에서 1137억원 적자로 급락했다. 위탁영업·자산관리, 기업금융 모두 가파른 수익을 기록했지만 트레이딩 부문의 손실을 만회하기에는 부족했다. KB증권의 트레이딩 순이익은 지난해 1분기 기준 전체 순이익의 약 38%를 차지하는 등 비교적 비중이 높았다.

이밖에 자기자본 3조원 이상 대형 증권사들 모두 자산운용 부문에서의 손실을 반영하며 이익이 크게 떨어졌다. 미래에셋대우는 전년 동기 대비 36.3% 하락한 1071억원의 순이익을 거뒀고, NH투자증권(311억원, -81.9%), 삼성증권(154억원, -86.9%), 신한금융투자(466억원, -34.1%), 하나금융투자(467억원, -25.1%) 모두 가파른 이익 하락을 기록했다.

한편, 메리츠증권은 30%에 달하는 순이익 급락을 기록하면서도 업계로부터 '어닝 서프라이즈'라는 평가를 받았다. 영업이익으로는 전 증권사 1위를, 당기순이익도 미래에셋대우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거래 규모가 1조8000억원에 달했던 벨기에 브뤼셀 오피스 빌딩 인수주선 등 기업금융 부문 수수료가 전년 동기 대비 61% 급증한 영향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대한 규제 강화로 인해 위축될 것으로 우려됐던 이자손익(별도기준)도 전 분기 대비 2.3% 줄어드는 데 그쳤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연말 정부 PF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인위적인 익스포저 감축(대출채권 매각)은 아직 진행되지 않고 있는 듯하다"며 "익스포저 조절 속도는 향후 정책이 구체화하는 양상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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