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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 바로보기]도쿄를 덮친 세 번째 대위기 코로나19

올해 도쿄(東京)는 코로나 사태로 천당에서 지옥으로 떨어진 모양새다. 연초만 해도 도쿄는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7월 예정됐던 도쿄올림픽은 ‘강한 일본의 부활’을 내걸고 전 국민이 준비해온 축제였다. 그런 올림픽 개최에 미련을 버리지 못한 아베 총리는 3월 하순에야 1년 연기 결정을 내렸다. 감염자 확산 추세가 꺾이지 않자 5월 6일을 시한으로 발령됐던 ‘긴급 사태 선언’도 이달 말까지로 연장됐다. 8년차를 맞은 아베노믹스의 성공 무대로 올림픽을 활용하려는 그의 꿈은 물거품이 됐다. “올해 일본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된다.

올림픽 특수를 기대했던 항공, 여행, 호텔 등 서비스 업체들은 도산 위기에 직면했다. 도쿄의 관문 나리타공항의 3, 4월 이용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1%대에 그쳤다. 올림픽을 지렛대로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를 꾀했던 아베정부의 ‘관광대국’ 목표도 물 건너갔다.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2013년 1036만명, 2016년 2403만명에 이어 2018년 3000만명을 돌파했다. 올 목표로 4000만명을 내걸었으나 지난해보다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화려한 축제의 한 해를 기다렸던 도쿄시민들은 코로나 대재앙에 넋을 잃은 모습이다.

긴급 사태 선언 한 달이 지나면서 수도 도쿄에는 활기가 사라졌다. 시민들과 관광객들로 늘 붐비던 긴자나 시부야의 번화가도 한산하다. 정부의 휴업 요청으로 유명 레스토랑이나 백화점도 영업을 하지 않는 곳이 대부분이다. 대기업과 금융기관들의 재택근무 비율은 70~80%에 달한다. 주요 쇼핑가가 문을 닫고, 시민들의 외출을 제한하는 긴급 상황은 2차 세계대전 전쟁 기간을 빼곤 전례가 없던 일이다.

도쿄의 원래 명칭은 에도(江戶)다.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1603년 에도막부를 열기 전까지는 교토(京都)가 1000년 이상 일본의 수도였다. ‘도쿄’는 ‘교토 동쪽에 위치한 수도’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에야스와 후계자들은 변방의 적막한 어촌이던 에도의 저지대 습지와 바다를 매립해 대도시의 초석을 쌓았다. 무사 등 상류층의 거류지는 구릉지, 서민들은 저지대로 배치했다. 지금도 도쿄의 북서쪽 고지대에 부촌이 많은 배경이다. 상수도 시설을 정비해 깨끗한 식수를 시민들에게 공급하고, 오폐수를 바다로 흘러가게 만든 현대식 계획도시였다. 초기 인구는 15만명, 상하수도 보급률은 60%에 달했다.

메이지 신정부는 1868년 7월 ‘에도’ 명칭을 ‘도쿄’로 바꾼다. 그해 10월에는 일왕(천왕)의 거주지를 교토에서 도쿄로 옮겨와 명실상부한 정치, 경제, 문화 중심지로 자리매김했다. 도쿄 인구는 18세기 전반에 100만명을 넘어섰다. 당시 인구 100만 도시는 베이징, 런던 정도였다.

최근 100년 사이 도쿄는 두 차례의 대위기를 이겨냈다. 1923년에 간토(關東)대지진이 일어나 서민 거주지를 중심으로 수십만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도쿄대공습으로 또다시 비극을 만났다. 1945년 3월 미군의 대공습으로 10만명 이상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도쿄가 ‘코로나19’를 극복하고, 일상의 제모습을 찾는 날은 언제가 될까.

최인한 시사아카데미 일본경제사회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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