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현지시간) 한국에서 구매한 코로나19 진단키트 물량의 도착을 맞으러 볼티모어-워싱턴 국제공항에 나간 래리 호건 미 메릴랜드 주지사(사진 우측)와 유미 호건 부인. [연합]

“메릴랜드주는 한국에 큰 빚을 졌습니다. 감사합니다.”

‘한국 사위’란 별명을 갖고 있는 래리 호건 미국 메릴랜드주 주지사가 20일(현지시간) 현지에서 열린 브리핑 도중 몸을 오른쪽으로 돌리더니 한국말로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며 고개를 숙였다. 한국 정부 대표로 참석한 홍석인 주미 한국대사관 공공외교공사를 향해서다.

호건 주지사는 이날 브리핑에서 ‘오래가는 우정’이라는 작전명까지 붙이며 공을 들였던 한국 진단키트 확보 과정에 대해 소개했다.

호건 주지사는 지난달 이수혁 주미대사와의 통화에 부인인 유미 호건을 동참시키며 한국과 메릴랜드 간의 특별한 관계에 대해 강조, 한국 진단키트를 살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호건 주지사는 “지난 2월 전미주지사협회 리셉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영상 메시지로 자신을 ‘한국 사위’로 칭할 때 영광이라 생각했지만, 두 달이 지나 이런 일이 벌어질 줄 몰랐다”며 “아내에게 감사하고 싶다. 그가 이 ‘오래가는 우정’ 작전의 챔피언”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메릴랜드주가 한국의 진단키트 공급자들과 협상을 벌여 50만회의 코로나19 진단키트를 공수했다고 전했다. 지금까지 검사 건수가 7만건 정도인 메릴랜드주로서는 상당한 분량이다.

한국산 진단키트는 지난 18일 대한항공 여객기에 실려 볼티모어-워싱턴 국제공항에 도착했으며, 이 자리에 유미 호건 부인도 직접 참석했다.

이미 미 식품의약국(FDA) 등의 승인을 받은 진단키트는 메릴랜드주 각지에 설치된 진단센터에 배포될 예정이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진단키트가 충분하다고 주장하면서 주지사들에 경제 정상화 결단을 압박하는 한편, 주별로 알아서 진단키트 확보 노력을 하라고 재촉해왔다.

호건 주지사는 공화당 소속이긴 하지만, 검사 역량이 충분하다는 트럼프 대통령이 완전히 사실과 다른 말을 하고 있다고 각을 세워왔다. 신동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