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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인규의 현장에서] 코로나 챌린지

직장인 A29)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3월에는 재택근무를 하다 4월부터는 격일제로 출근하고 있다. 출근하는 날에도 사람들과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오전 10시에 출근한다.

그런데 A씨는 내심 이 상황이 조금은 연장돼도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사람이 코로나19 사태가 하루빨리 종식되기를 바라는 시기에 해서는 안 되는 상상이지만 말이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건 지금 상황으로 뜻하게 않게 얻게 된 이점 때문이다.

처음 재택근무가 결정됐을 때 A씨는 걱정했다. ‘재택근무로 효율적인 업무가 가능할까’라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처음에는 집에서 일한다는 것이 손에 잘 익지 않았다. 컴퓨터 앞에 앉아 있지만 집중이 잘 되지 않았다. 하지만 내가 해야 할 일은 정해져 있고 내가 아니면 누구도 하지 못하는 일이기에 결국엔 일을 하게 됐다. 다른 직원과 의견을 나눌 일이 있으면 e-메일, 메신저, 전화로 했다. 그렇게 업무가 손에 익기 시작했다.

그런데 문득 회사에 출근해 일하는 것보다 이 방법이 더 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는 일찍 일어나 아침식사도 못하고 허겁지겁 만원 지하철에 몸을 실었다. 1시간 넘어 회사에 도착하면 일을 시작하기도 전인데 진이 빠졌다.

하지만 집에서는 침대에서 바로 5초면 출근이 가능하다. 애써 ‘오늘은 뭐 입지’라는 고민도, 조금이라도 사람이 적은 지하철을 타기 위한 시간 조정도 필요 없다.

“집에서 일하는 것이 지금은 오히려 편하고 집중도 잘 된다. 솔직히 회사에서는 상사나 동료 눈치도 봐야 하는 감정노동까지 했는데 집에서는 내가 맡은 일만 하면 된다. 회사에 나가도 결국 자기 자리에서 각자 자기 일만 했는데 집에서 하는 것과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다.”

A씨의 생각에 모두가 동의하지는 않을 것이다. A씨처럼 재택근무가 가능하지 않은 직업도 있을 수 있고, 생계 자체가 위협받고 있는 자영업자는 이 악몽 같은 현실이 빨리 끝나기만을 바란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끝나더라도 우리의 삶은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하게 될 것이 자명해졌다.

기업들은 재택근무의 효율성을 따져보고 적극 수용하려 하고 있다. 사이버대학에서만 가능한 것이라 생각했던 온라인 수업은 이제 일반 학교에서도 연습 중이다. 의료계에서는 원격의료가 본격적으로 검토될 수 있다.

어차피 바뀌게 될 우리의 삶, 그렇다면 연습이 필요하다. 처음에는 낯설고 손에 익지 않더라도 몇 번 해보고 익숙해지면 적응을 하는 것이 인간이다.

다행히 연습 기간에는 ‘처음이어서, 익숙하지 않아서’ 실수가 용납된다. 하지만 본 게임이 시작되면 실수는 용납되지 않는다. 시간이 없었다는 핑계는 통하지 않는다.

바로 지금, 코로나19 사태에서 충분한 연습이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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