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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멀리 갈 필요 있나요? ”제주도로 유학 가는 아이들

-제주 국제학교, 조기 유학 수요에 특목고 대체 수요까지 합세
-청정환경ㆍ입시 맞춤형 커리큘럼에 거주 만족도↑

2020~2021학년도 가을학기 진학을 위한 제주 국제학교 입학 상담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국내 국제학교 학비는 연간 3,000만원에서 4,000만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불경기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이런 초(超)고가 교육에 대한 열기는 의아한 수준이다.

그러나 교육업계에선 해외 유학을 염두에 두었던 조기 유학 수요가 국내 국제학교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2025년까지 외국어고와 국제고, 자립형사립고를 일반고로 전환하는 계획이 확정된 후, 일반 공교육와 차별화된 교육을 찾는 수요까지 국제학교 진학에 가세하는 추세다.

더불어 홀로 외국에 남은 일명 ‘패러슈트 키드(Parachute kid)’들이 술, 담배, 마약, 유흥에 빠지는 부작용 사례가 늘고 있는 점도 국내 국제학교에 대한 수요를 증폭 시키고 있다. 실제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국제인구 이동통계』에 따르면, 2007년 25만 5,000명으로 정점을 찍었던 20대 이하 내국인 출국자 수는 2018년 들어 17만 9,000명으로 줄었다.

한 진학 컨설팅 업체 팀장은 “기러기 아빠 열풍에 이어 한 때 해외 보딩스쿨(사립 기숙사 학교) 열풍이 불었지만, 두 가지 방식 모두 부작용이 있어 유해시설이 없는 ‘제주도 유학’에 대해 알아보는 학부모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도 내 국제학교가 특히 인기있는 이유는 두 가지다. 국내외 명문대 진학이 상대적으로 수월한 한편, 수요에 비해 공급이 뒷받침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국내 국제학교는 대부분 외국인 대상으로 운영되거나, 내국인에 대해서는 해외체류 기간 제한을 두고 있다.

반면 제주영어교육도시 국제학교들은 해외 거주기간 제한 없이 내국인에게 입학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애초에 유학 수요를 국내로 흡수하기 위해 개발이 추진된 데다, 『제주특별법』에 따라 타 지자체와 차별화된 제도를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08년 개발사업 시작 이후 12년이 지난 지금, 한국국제학교(KIS)를 비롯해 영국의 노스런던 칼리지잇스쿨 제주(NLCS Jeju), 캐나다의 브랭섬홀 아시아(BHA), 미국의 세인트존스베리아카데미 제주(SJA Jeju) 등 4개 국제학교가 개교한 상태다.

4개 국제학교에 입학하면, 해외 명문대와 국내 주요 대학 입학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영미권 명문대 진학에 필요한 IB디플로마 과정과 국어, 한국사 과목이 중ㆍ고교 단계 커리큘럼에 들어가, 국내외 대학 진학이 모두 가능하다.

이밖에도 국제학교들은 교내 진학상담교사를 두어 학생들의 진학 목표에 따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KIS의 경우 고학년을 위한 진학상담교사4명 중 3명은 해외 대학, 1명은 국내 대학 진학 상담을 맡고 있다. 덕분에 옥스포드, 존스홉킨스 같은 영미권 명문대 외에도 서울대, 연세대 등 국내 명문대 합격자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유흥업소나 유해시설이 없는 청정환경 역시 장점으로 꼽힌다. 영어교육도시가 있는 서귀포시 대정읍 일대는 제주 곶자왈 도립공원에 둘러싸여 경관이 좋고 이타미 준(Itami Jun), 피트 리(Pit Li) 등 유명 건축가가 설계한 국제학교 건물이 주변 환경과 어우러져 차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녹지가 풍부한 곳에 지어진 주변 리조트와 고급 타운하우스형 아파트 역시 학부모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대정읍은 3.3㎡(평)당 아파트 시세가 서귀포에서 가장 높은 지역이다.

국제학교 한 관계자는 “(제주 국제학교는) 유해시설 없는 청정 환경으로 학생은 물론 학부모 만족도도 매우 높다”며 “주변에 타운하우스와 고급 주택이 많아 기숙사 생활보다 가족과 함께 살며 등하교를 선택하는 학생도 꽤 있다”라고 밝혔다.

인천 소재 한 국제학교 학부모는 “외고와 국제고가 2025년 폐지된다 하더라도 국제학교 응시자는 당장 올해부터 늘 것”이라면서 “국제학교 대부분이 수시 입학을 받는다고는 하지만 어릴 때일수록 입학이 쉬운 편이라, 미리 준비하는 게 여러모로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rea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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