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홍길용의 화식열전] 이참에 은행지주를 ‘배당 꿀단지’로 삼아볼까
위험대출 철저히 회피
안정적 이익기반 탄탄
고배당+시세차익 가능
증권 계열사 위험 변수

경제위기에 가장 민감한 곳은 단연 금융이다. 2008년 금융위기 때엔 비우량 주택저당채권(subprime mortgage)였고, 이번 코로나19 위기에서도 미국 기업의 차입비율을 높인 그림자금융(leverage loan)에 대한 우려가 상당하다. 13년 간 달라진 점은 미국의 제도권 대형 은행들은 금융위기 이후 강화된 규제 덕분에 위험부문에 대한 노출(exposure)가 크지 않다는 점이다.

은행에 문제가 있다면 은행에 돈을 넣어서 해결하는 게 순서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직접 나서 비우량채권(junk bond)까지 매입하는 것도 이번엔 은행이 별로 연루되지 않아서다.

국내도 비슷하다. 2008년 금융위기 때 국내 은행들은 대기업 부실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려로 곤혹을 치렀다. 규제가 강화됐고 이후 개인대출에만 집중했다. 지금은 부실 대기업들 처리 책임은 국책은행들이 몽땅 가져가다시피했다. 부동산PF 부실 우려는 증권사가 더 크다.

한국은행이 채권 직매입 논란 대상도 비은행, 비금융 쪽이다. 금융 관료들이 금융위기 이후 한국형 투자은행·헤지펀드 키우겠다고 그렇게도 애를 썼는데 지금 가장 심각한 문제가 터지는 곳들이다.

은행지주 시가배당률은 KB금융과 신한지주가 6% 후반, 하나금융과 우리금융 8%대다. 올해도 이익 안정성을 유지한다면 적어도 지난해 수준의 주당배당금은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1000만원 투자해 60~90만원 현금배당을 받을 수도 있다. 주가까지 오르고 있어 ‘꿩 먹고 알 먹고’가 될 수도 있다.

국내 시중은행은 강하다. 개인대출은 담보가 확실하거나 신용도가 아주 높은 이들만 선별돼 있다. 개인대출 부문의 연체율은 글로벌 최저다. 대기업도 부실은 모두 국책은행에 넘겨 우량 기업만 남았고, 중소기업 대출도 대부분 담보나 보증을 받고 깐깐하게 진행했다.

코로나19로 자영업자 대출의 연체 상승 가능성과 대비 비교적 낮은 대손충당금 적립률이 약점이다. 충당금을 더 쌓으면 되는데, 이자이익 기반이 탄탄해 충분히 감당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오히려 대출이 크게 늘어 이자이익이 금리하락에 따른 예대마진 축소폭을 상쇄하고도 남을 듯 하다. 집값만 급락하지 않는다면 큰 걱정거리는 없다.

관건은 비은행 쪽이다. 신용카드와 손해보험은 비교적 괜찮지만, 생명보험과 증권 부문이 어렵다.

신용카드사들은 사실 코로나19의 수혜 업종이다. 금리가 낮아지면서 조달금리가 떨어졌고, 소득공제 혜택 확대로 수수료 수익 감소 부담도 덜게 됐다. 현금 갈증에 따라 개인의 단기차입 잠재수요는 높아졌다. 채권안정펀드나 증권안정펀드에 낸 돈도 없다. 채안펀드에 여전채만 편입된다면 금상첨화다.

손해보험사들은 코로나19로 지난해 실적악화의 주범이던 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도 모두 손해율이 모두 하락세다. 영업경쟁 비용 부담도 사라졌다. 보험영업 부문에서 큰 폭의 손익개선이 기대된다. 관건은 자산운용 부문이다. 지난해 실적들이 워낙 좋지 않아 기저효과를 누릴 여지가 크다.

생명보험사들은 손보사처럼 코로나19 수혜를 볼 부분이 없다. 저금리는 과거 확정고금리 상품의 역마진 위험을 높인다. 이는 현재 생보사 주가순자산배율에 잘 나타난다. 삼성생명이 0.25배, 한화생명은 0.1배다. 가장 높은 미래에셋생명이 0.3배다. 다만 은행지주 계열 손보사는 비교적 수익성이 좋거나(오렌지라이프, 신한생명), 덩치가 작아(KB생명, 하나생명) 모기업이 미치는 영향이 적다.

증권사는 지난달 주가연계증권(ELS) 헤지 관련 마진콜(margin call)로 진땀을 뺀 데 이어 이번에는 부동산이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해외부동산 투자다.

금융위원회가 집계한 증권사 부동산PF 대출잔액은 2013년 2조원에서 2019년 6월말 4조9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연체율은 금융권에서 가장 높은 7.2%로 저축은행(3.7%)의 두 배에 가깝다.

증권사들이 보증해준 부동산PF도 26조2000억원이다. 채무보증은 직접 돈을 빌려주지 않더라도 연 2~4%의 수수료 수입을 얻을 수 있지만 사업장에 문제가 발생하면 책임을 떠 안아야 한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에는 은행들이 부동산PF를 많이 했었다. 은행들은 2008년 2.6%이던 연체율이 2010년말 16.4%로 급상승하면서 곤혹을 치렀다.

KB증권은 채무보증이 2017년 2조6581억원에서 2018년 3조9794억원, 2019년 4조637억원으로 늘었다. 또 부동산 투자상품 관련 현재 호주장애인 아파트임대사업 투자 사모펀드에서 원금손실 위험이 발생, 투자자와 소송 중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자금보충 및 지급보증 등이 2017년 7274억원, 2018년 2조21억원, 2019년 3조6815억원으로 급증했다. 투자상품 관련은 라임자산운용 사태에 깊숙히 연루돼 있다.

하나금융투자의 매입약정 등은 2018년 1조970억원에서 2019년 2조4035억원으로 불어났다. 우리금융은 증권 자회사가 없다.

kyhong@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