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벼랑끝 한국경제] 수출·내수 복합재앙, 외환·금융 위기보다 더 심각하다
“잘못된 정책기조부터 수정해야”…“밑 빠진 독 고치는 일도 필요”
[헤럴드DB]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코로나19’로 우리 경제가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이후 처음으로 연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기정사실로 굳어져 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수출 길도 꽉 막히고 내수까지 멎은 상황이 지속되면 기업들이 벼랑끝으로 몰릴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위기의 기업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우선 소득주도 성장 등 잘못된 정책기조를 수정해야 재정투입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8일 블룸버그와 국제금융센터, 개별기관 보고서를 종합한 결과, 11개 기관의 올해 한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최신 전망치 평균은 -0.9%로 나타났다. 연간 기준으로 우리나라가 역성장한 사례는 1998년 아시아 외환위기(-5.1%)와 1980년 2차 오일쇼크(-1.6%)뿐이다.

무엇보다 우리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위태롭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0.2% 감소한 469억1000만달러로 잠정 집계됐다. 대형악재인 코로나19를 감안할 경우, 선방이지만 조업일수 증가(1.5일)를 제한한 하루평균 수출은 -6.4%를 기록했다.

이번달부터 수출은 불확실성으로 따지면 '심각단계'가 확실시 된다. 코로나19가 유럽, 미국으로의 수출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칠 경우 하락 폭이 점점 커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2월과 3월 하루평균 수출이 두 달 연속 하락세이고 3월 수출단가가 11.7% 급락한 것도 불안감을 키운다.

내수·소비 역시 침체가 두드러졌다.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된 지난 2월부터 전산업생산과 소매판매(소비)는 각각 전월 대비 3.5%와 6.0%씩 감소했다. 구제역 파동이 있었던 2011년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전산업생산의 경우 지표구성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을 넘는 서비스업 생산이 전월 대비 -3.5%로 역대 최대 감소폭을 기록한 영향이 컸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현 경제 상황을 내부 위기와 외부 위기가 겹친 ‘중첩복합위기’이라며 “1997년 외환위기는 한국의 문제였고, 2008년 금융위기는 미국의 문제였던 게 다른 나라로 전이됐던 것이었다”고 분석했다. 성 교수는 이어 “지금은 코로나19로 내수가 무너진 상황에서 국제적인 인적·물적 교류도 막혀 추가적인 영향을 받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성 교수는 또 “복합·중첩 위기기 때문에 문제를 하나씩 해결하는 수밖에 없다”면서 “기업들을 망가뜨린 여러 정책을 수정해야 한다. 물론 이에 앞서 감염 확산 통제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감염 확산 방지가 어느 정도 되면 문제가 된 정책들을 수정하고 경기를 일으킬 노력도 같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필상 서울대 특임교수는 “지금 상황에서 소득주도 성장 등 기존 정책 기조를 유지하면 한국은행이 아무리 돈을 풀고, 정부가 재정을 풀어도 한계가 있다”며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 있다. 밑 빠진 독을 고치는 일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무리 돈을 풀고 재정을 투입해도 더 중요한 것이 기업과 투자자가 움직일 수 있도록 정책 기조가 먼저 바뀌어야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oskymoo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