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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산업은행, 순이익 60% 급감…기업지원 여력 우려
“자회사 탓” 해명 하지만
본사업도 저금리 직격탄
부실 대기업 늘어나는데
BIS비율은 2년 연속 하락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산업은행의 지난해 실적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모든 사업부문의 실적이 악화된 가운데,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대우조선해양, KDB생명, 대우건설의 실적 악화까지 겹쳤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위기에 빠진 기업들에 대한 대규모 유동성 공급 요구되는 가운데 산업은행의 실적 악화가 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산업은행이 알리오(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를 통해 지난 6일 공개한 2019년도 감사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9260억원으로 전년(2조2661억원)에 비해 59.1%나 감소했다. 당기순이익도 2791억원으로 전년 7060억원에 비해 60.5% 줄었다.

거의 모든 부문의 실적이 저조했지만, 특히 구조조정 중인 자회사들의 실적 악화가 가장 두드러진다. 자회사들의 실적을 나타내는 '기타 종속기업' 영업이익은 5851억원으로 전년 1조144억원에 비해 42%나 급감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영업이익이 2928억원으로 전년 대비 71.4%나 줄었다. 당기순이익도 2018년 3447억원에서 지난해 -465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대우건설은 영업이익이 2018년(6287억원)의 절반 수준인 3640억원에 그쳤으며, 당기순이익(2012억원)도 2018년 2973억원보다 32% 줄었다. KDB생명의 실적을 나타내는 보험업 부문도 2018년 110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던 것이 지난해에는 3787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본체’격인 은행업 부문의 실적도 좋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1조5111억원으로 전년(1조1686억원)에 비해 22.7% 감소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순이자마진(NIM) 등의 감소로 은행업계 전반의 실적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당기순이익이 크게 감소한 것처럼 보이는 것은 2018년 당기순이익이 대우조선해양 손상차손환입으로 일시적으로 높아진 데 따른 효과”라고 설명했다.

실적 악화와 더불어 자본여력도 눈에 띄게 떨어지고 있다. 지난해 말 자기자본비율은 14.05%로 2018년 14.8%나 2017년 15.26%에 비해 하락한 상태다. 코로나19로 산은이 지원해야 할 부실 대기업은 올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미 두산에 자금지원이 시작됐고, 아시아나와 쌍용차 등도 잠재 대상으로 거론된다. 순이익을 바탕으로한 자가자본 증가 속보보다 위험자산 증가 속도가 더 빨라지면 자본적정성 지표는 더욱 하락할 수 있다. 벌써부터 정부가 선제적으로 증자를 해 산은의 자본건전성을 뒷받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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