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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질랜드서 보건부 장관이 봉쇄령 어겼다 국민적 공분
[AP]

[헤럴드경제] 뉴질랜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진두지휘할 보건부 장관이 정부 봉쇄지침을 어겨 논란이 커지고 있다.

7일 뉴질랜드 언론에 따르면 데이비드 클라크 보건부 장관은 지난달 25일 봉쇄령이 발동한 이후 주말에 산악자전거를 타거나 가족들과 자동차를 타고 20km 정도 떨어진 바닷가까지 나들이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가족들을 트래킹 코스까지 자동차로 태워다 주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주 산악자전거 코스 주차장에 세워진 그의 자동차 사진이 공개된 뒤에도 곧바로 이를 시인하거나 사과하지 않아 문제를 키웠다.

아던 총리가 기자회견 등을 통해 국민들에게 봉쇄령 기간에는 낚시나 서핑, 사냥, 등산 등 야외활동을 하는 것도 안 된다며 자제를 당부하고 있을 때 일선 지휘관은 국민들과는 동떨어진 행동을 하고 있었던 셈이다.

그 대가는 값비싼 것이었다.

그가 봉쇄령 규정을 어긴 사실들이 하나둘 드러나자 아던 총리는 7일 10위였던 클라크 장관의 내각 각료 서열을 꼴찌인 20위로 강등하고 그가 겸임하고 있던 재무 차관직을 박탈했다.

아던 총리는 이날 뉴질랜드텔레비전(TVNZ) 아침 프로그램에서 "평상시였으면 그를 해임했을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경고하기도 했다.

아던 총리는 "그가 잘못했다. 변명이 있을 수 없다"며 "그러나 지금은 힘을 합쳐 코로나19와 싸우는 것이 최우선이다. 우리는 지금 보건 분야는 물론 대응 태세에서 혼란을 자초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로 그 이유 하나 때문에 클라크 장관을 계속 현직에 남겨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일탈 행위로 곤경에 처한 클라크 장관은 이날 국회 코로나19특별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지난주 내가 잘못을 저질렀다. 총리에게는 내가 규정을 지키지 못한 것뿐 아니라 모범을 보이지 못한 것에 대해 사과하고 사의를 표했다. 국민들에게도 사과한다"고 뒤늦게 머리를 숙였다.

이와 관련, 한 언론인은 클라크 장관이 지난주 산악자전거 사건이 처음 알려지고 나서도 곧바로 사실을 털어놓고 사과하지 않았다면서 그가 지금 와서 무슨 말을 해도 이전으로 돌아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잘못하거나 판단에 오류가 있었다면 곧바로 그것을 시인하고 사과했어야 한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뉴질랜드는 지난달 25일 자정부터 학교와 공공시설, 대다수 업체 등이 문을 닫고 전 국민이 집에 머무는 4주간의 봉쇄령을 시행 중이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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