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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속으로] 국립공원 안전관리자의 활약을 기대하며

국립공원은 우리나라 자연유산의 핵심 보호구역이다. 계절마다 펼쳐지는 천혜의 자연과 수려한 경관은 우리에게 편안한 휴식과 재충전의 기회를 제공한다.

하지만 자연은 우리에게 항상 아름다움만을 보여주는 곳은 아니다. 변화무쌍한 날씨와 높은 일교차, 무시무시한 독사와 갖가지 해충, 예측할 수 없는 폭설, 폭우, 산사태 등 자연은 때론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위험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인간이 무력함을 느끼게 만들기도 한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국립공원을 일터로 삼고 근무하고 있는 국립공원 직원들은 완벽히 통제되고 안전이 확보된 곳에서 근무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오히려 위험한 환경에서 근무한다고 보는 편이 더 타당할지도 모른다.

기업은 물론 공공기관의 입장에서 임직원의 안전은 사실 매우 중요하고 근원적인 가치임이 틀림없다. 임직원들의 안전을 확보하고 건강을 유지하는 것은 국립공원을 더욱더 잘 보전하고 수준 높은 탐방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기본이 된다. 직원들의 건강이 바로 국립공원의 관리 시스템과 탐방 서비스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최고의 탐방 서비스는 안전하고 건강한 직원 근무환경으로부터 시작된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어떻게 하면 국립공원 관리자인 직원들의 안전을 강화할 수 있을까?

국립공원 제도의 종주국인 미국의 경우 역시 이러한 문제에 대해 깊은 고민을 안고 있다.

필자는 미국 국립공원청(NPS) 사례 조사를 하다가 미국 서부의 한 국립공원 안전담당 직원과 인터뷰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 직원은 “국립공원은 항상 예측할 수 없는 다양한 위험에 노출돼 있어 가장 열악한 근무지 중 한 곳”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대부분 사고는 잘 훈련된 상태에서 극적인 구조에 나설 때보다 보호장비를 갖추지 않은 등 실수와 부주의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NPS는 이러한 직원 안전 문제를 개선하고 여러 가지 형태의 안전사고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는데, 대표적인 제도로 ‘안전관리자(Safety Manager)’를 두고 있다.

NPS에서 정의하는 안전관리자의 역할은 크게 세 가지다.

공원 내 각 일터의 업무환경을 평가하고 각 장소의 모든 위험 요소를 선제적으로 파악하는 한편, 각 위험에 대처할 방법을 찾고 직원들을 훈련시키는 것이다. 어쩌면 단순하고 기본적인 역할인 듯하지만 가장 핵심적이고 필수적인 역할이다.

우리 공단도 올해 우리나라 국립공원 내 일터 안전을 책임지는 안전관리자 제도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국립공원 안전관리자는 고지대 대피소에서 도서 지역 근무자에 이르기까지 각각의 근무 특성을 반영한 안전근로 체감지수 측정과 함께 근무환경 위험성 개선 및 안전교육을 시행하고, 다양한 현장 점검과 함께 현장책임자를 보좌하는 업무 등을 통해 안전하고 쾌적한 근무환경을 만들어나갈 것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국립공원 안전관리자의 역할을 지원할 수 있는 산악전문가나 일터 안전전문가 등 명예 안전관리자를 위촉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이제까지 국립공원에서의 안전관리는 탐방객 안전에 집중돼온 것이 사실이다. 이제 탐방객 안전과 함께 공원 관리자들의 안전에도 깊은 관심과 노력이 절실하다.

안전과 직원에 무관심한 일터는 낮은 도덕성, 높은 사고율, 높은 이직률, 낮은 생산성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사회적 지탄과 함께 퇴출당할 수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우리나라 최고의 자연유산을 관리하고, 국민의 행복한 탐방복지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국립공원 관리자, 이들의 땀과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안전관리자 육성은 물론 체계적 지원 등을 통해 직원 안전이 한층 높아지길 기대해 본다.

김종완 국립공원공단 안전관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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