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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권단, 두산 오너家 ‘사재출연’ 압박
임원 임금 30% 반납으론 불충분
“오너가 책임감 안보여” 내부 인식
구조조정 컨설팅결과 이달말 윤곽
[두산 사옥 전경]

금융권에서 1조원의 긴급 자금 지원을 받은 두산그룹이 전체 임원에 대한 30% 임금 반납을 결의했지만 채권단은 두산그룹 오너 일가의 사재 출연을 포함한 파격적인 자구안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일 금융권과 재계 등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채권단은 두산그룹이 제출할 자구안에 두산중공업의 부실에 대한 오너가의 책임 경영의 조치를 담는 동시에 두산중공업의 경영 정상화를 위한 실질적이고 유의미한 자구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채권단의 이같은 요구는 과거의 자금 지원 사례와 달리 자금이 투입되기 전 선결조건인 자구안 마련 등 사전 협상 자체의 과정이 없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는 코로나19의 급속 확산에 따라 선 자금지원, 후 자구안 마련의 통상적이지 않은 구조조정 절차를 거치고 있는 데 대한 채권단 내부의 부담도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채권금융기관의 한 관계자는 “과거 정부의 정책자금이 지원될 당시와 달리 현 두산그룹의 경우 채권 금융기관과 협상에 나서는 모습을 보면 그룹을 이끄는 현재 오너가의 존재감이 미미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채권단의 이같은 내부 기류는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과 박지원 두산중공업 회장 등 오너가에 대한 사재출연 압박으로 이어지고 있다. 두산그룹이 지난 2일 그룹 전체 임원이 급여의 30%를 반납하기로 했다고 발표했지만 채권단 주변에서는 “오너 일가가 보이지 않는다”는 불만의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사재 출연과 관련해 두산 오너가의 지난해 보수 전액을 기준으로 한 사재출연 가능성 등도 거론된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과 박지원 두산중공업 회장의 보수를 기준으로 할 때 약 46억원,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 등까지 포함하면 약 85억원에 달한다.

한편 두산그룹이 마련하고 있는 경영 정상화 방안은 이르면 이달 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자구안에는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 대신 두산건설, 두산솔루스, 두산퓨얼셀 등의 매각 방안 등이 담길 것이란 관측이 유력하다. 장부가격 기준으로 두산퓨얼셀 미국법인의 가치가 1125억원 가량, 두산솔루스 상장 주식의 가치가 1123억원이다. 두산퓨얼셀 보통주의 가치는 878억원이다. 다만 최근 시장 상황이 악화되면서 주식 시가총액이 줄어든 점은 부담이다. 이밖에 ㈜두산과, 두산중공업에 대한 유상증자 방안 또한 거론되지만, 개인 및 기관투자자 등 기타주주들에 부담을 지우는 것이어서 실현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관측이다.

정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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