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조선소’ 탄생 해넘길 우려도
유럽연합(EU)이 코로나19 여파로 현대중공업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대한 기업결합 심사를 중지했다. 이에 따라 당초 올해 안으로 예정된 현대중공업그룹과 대우조선해양의 합병이 해를 넘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일 조선업계와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은 지난 1일(현지시간) 현대중공업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대한 심사를 중지했다.
EU 경쟁당국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합병 심사와 관련해 “향후 몇 주간 코로나19 여파로 고객사와 경쟁업체, 공급협력사 등 제 3자 업체들로부터 정보 수집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모든 위원회는 3월 16일 내려진 원거리 근무 조치에 따라 정보교환과 논의 등에서 한계에 직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빠진 정보가 제공되면 시계는 다시 움직이고, 집행위 결정 시한은 그에 맞춰 조정된다”고 덧붙였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해 11월 12일 EU 공정위원회에 대우조선해양과의 기업결합 본심사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에 따라 EU는 총 2단계 심사 가운데 1단계인 예비 심사를 마쳤다. 당초 EU측은 2단계 심사를 오는 5월까지 마무리할 예정이었지만 7월 9일로 한 차례 연기했다.
EU는 합병을 좌우할 핵심지역으로 꼽힌다. 유럽에 조선·해운 강자들이 많아 EU는 두 업체의 기업결합이 경쟁을 저해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가장 엄격하게 심사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유럽 심사가 지연되면서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합병 절차가 장기화 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여기에 일본이 과거 한국 정부의 조선산업 구조조정을 문제 삼으며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한 것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당초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합병은 올 3분기에는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유럽 집행위에서 코로나 확산으로 기업결합심사가 후순위로 밀리면서 차질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중공업그룹은 “일시적인 유예 상황에서도 EU집행위원회와 건설적인 대화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천예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