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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혼돈의 주택시장] “믿을 건 새 아파트”…청약시장은 활활
1순위 청약경쟁률 세자릿수 기록 줄이어
시세차익·비규제·대기수요 등 영향
4~6월 전국서 11만7000가구 쏟아져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한 주택시장 하락세로 부동산시장 전반에 냉기가 감돌고 있지만, 청약시장의 열기는 달아오르고 있다. 정부 규제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경기침체 우려 속에서도 새 아파트가 ‘믿을 만한 자산’으로 통하며 수요가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지방의 청약시장에서 1순위 청약 경쟁률이 세자릿수를 기록한 단지들이 줄을 잇고 있다. 올해 강남권 첫 분양인 서초구 ‘르엘신반포’는 일반분양 67가구 모집에 8358명이 청약해 평균 124.7대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전용 54㎡의 분양가부터 중도금 대출이 나오지 않는 10억~11억원 대지만, 당첨만 되면 10억원 안팎의 시세차익을 누릴 수 있다는 기대감에 현금부자가 몰렸다.

공공분양의 열기는 더 뜨거웠다. 서울 강서구 마곡9단지(146.8대 1), 경기 과천시 ‘과천제이드자이’(193.6대 1), 경기 하남시 ‘위례신도시 중흥S클래스’(104대 1) 등에는 2만5000~4만4000명이 접수했다. 공공택지에 조성돼 전매제한 기간이 10년에 달하지만, 시세대비 저렴한 분양가는 수만명의 예비청약자를 움직이게 만들었다. 정부 규제로 ‘풍선효과’가 나타난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는 기존 매매시장이 달아오르자, 청약시장이 끓어올랐다. 경기 수원 팔달구 ‘매교역푸르지오SK뷰’(145.7대 1)에는 15만6505명이 청약 접수했다. 인천 연수구 ‘힐스테이트 송도 더 스카이’는 인천 내 최다 청약자수(5만8021명)를 모아 평균 72.2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지방에서는 지역 내 역대 최고 경쟁률 기록이 쏟아졌다. 부산 해운대구 ‘쌍용 더플래티넘 해운대’(226.5대 1), 순천 서면 ‘순천 금호어울림 더파크 2차’ (55.1대 1) 등이다. 코로나19 확산 여파가 컸던 대구에서도 중구 ‘반월당역 서한포레스트’(119.6대1), ‘청라힐스자이’(141.4대 1) 등이 높은 경쟁률로 청약을 마감했다. 서울은 분양가 통제가 강화되면서 시세차익이 상당한 로또 분양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지방은 시세와 비슷하거나 고분양가임에도 수요자가 대거 몰렸다. 새 아파트 희소성에 더해 대기수요, 비규제지역 등이 고루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당첨가점도 치솟고 있다. ‘힐스테이트 송도 더 스카이’에서는 만점(84점)에 가까운 82점짜리 통장이 등장했다. ‘청라힐스자이’의 당첨가점은 평균 66.4점, 최고 79점으로 서울 강남권 수준에 달했다.

시장에서는 코로나19 확산 우려 속에 흥행에 성공할 만한 단지 위주로 먼저 공급되면서 부동산 경기와는 무관하게 높은 경쟁률이 나온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수요자 입장에서는 규제지역은 시세차익을 볼 수 있고, 비규제지역에서는 상대적으로 분양권 전매 등이 쉽다 보니 청약을 미룰 이유가 없다. 청약 시스템 이관과 코로나19 등으로 분양일정이 밀리면서 대기수요도 축적된 상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최근 코로나19로 분양물량이 줄어든 상태에서 분양에 나선 사업장의 입지 자체가 나쁘지 않았던 상황”이라며 “경기가 회복됐을 때 새 아파트로 시세차익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4월부터 분양 물량이 큰 폭으로 늘면 입지별로 분양 성적이 확연하게 갈릴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4~6월 전국에 총 11만7028가구가 분양된다. 양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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