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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번방’ 가해자·피해자 다수 미성년자
핵심운영자 ‘태평양’ 등 20세이하
피해자 103명 중 25.2%가 10대

미성년자 성착취물 제작·유포방인 ‘n번방’ 가해자와 피해자의 상당수가 미성년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n번방 등 현재까지 파악된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103명 가운데 10대는 26명으로 25.2%나 됐다. 연령이 확인되지 않은 51명을 제외하면 10대의 비중은 무려 절반(50%)에 이른다. 경찰이 적극적인 유포자뿐 아니라 단순 회원으로 수사를 확대한 만큼 향후 가해자·피해자 미성년자 수는 더 늘 것으로 보인다.

2일 경찰에 따르면 경북지방경찰청은 지난달 24일 텔레그램 등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이용해 성 착취 동영상을 제작·유포하거나 소지한 혐의(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로 97명을 붙잡아 이 중 5명을 구속했다.

헤럴드경제 취재 결과 97명중 12명이 만 18세 이하의 미성년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입건된 이들 중에는 운영자뿐만 아니라 재유포자도 포함됐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디지털 성범죄 관련 검거자 140명 중 (대화방)운영자는 29명, 피의자는 14명, 소지자는 97명”이라며 “자수자는 서울 3명을 포함 모두 4명이다”고 했다.

강원지방경찰청이 n번방과 관련해 검거한 11명의 피의자 중 핵심 운영자 ‘로리대장태범’ 배모(19) 군도 10대의 고등학생이다. 강원지방경찰청은 11명중 5명을 구속했는데, 구속된 사람 2명이 미성년자다. 구속된 10대들은 모두 ‘로리대장태범’ 일당으로 n번방 최초 운영자인 ‘갓갓’이 잠적하자 ‘유사 n번방’을 만들었다. 배 군은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12월 중순까지 피싱 사이트를 통해 유인한 여중생 3명을 협박, 성 착취 영상물 등 76편을 제작해 이 중 일부를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에 유포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중이다.

최근 서울에서 구속된 태평양원정대의 운영자 ‘태평양’ 이모 군도 16세의 고등학생이었다. 여러 n번방 중 하나인 태평양원정대는 주로 박사방에서 공유되던 영상을 재유포했다.

피해자도 상당수가 10대였다. 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이날 “디지털 성범죄 단속 결과 피해자를 연령별로 보면 10대 26명, 20대 17명, 30대 8명, 40대 1명, 연령 미상 51명 등 103명으로 확인된다”고 밝혔다. 피해자의 4분의 1가량이 미성년자가 대부분인 10대인 셈이다.

경찰이 수사 대상을 핵심 운영자가 아닌 n번방 등 미성년자 성착취물 공유방에 들어가 활동한 회원 전체로 확대한 만큼, 향후 입건되거나 피해가 확인된 미성년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를 확대한 만큼 미성년자가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비슷한 예상을 하고 있다. 이현숙 탁틴내일 대표는 n번방 입건자중 미성년자가 많은 것에 대해 “예상했던 결과”라며 “초등학교 때부터 아이들은 이미 여성을 대상화하는 가학적인 포르노에 익숙해져 있다”고 설명했다. 박병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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