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미성년자 성착취 엄벌’ 경고에도…‘제2 박사방’ 디스코드 북적
본지 기자 ‘디스코드’ 접속해보니
구매내역별 등급…‘박사방’과 유사
‘로리 없어졌냐’ ‘구매땐 가능’ 글도
n번방 수사후 잠시활동 줄다 재개
아동 성착취물 교환·판매 등 여전
경기북부경찰청 디스코드 담당수사

경찰이 최근 미성년자 성 착취물을 재유포하거나 소지한 자에 대해 엄정 사법처리와 해외 메신저 애플리케이션 수사 방침을 밝혔지만, 또 다른 채팅 앱 디스코드에서는 여전히 성 착취물이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기자가 접속한 한 디스코드 서버(단체방)의 한 이용자는 이날 오전 4시께 ‘(음란물 영상)교환할 사람 DM(개인 메시지 달라)’, ‘판매도 한다’ 등의 채팅을 올렸다. ‘구입문의’이라는 닉네임의 이용자가 거래 유도를 위해 이틀 전 채팅방에 공유한 불법 음란물 캡처 사진과 관련, 한 이용자가 올린 ‘여동생이 어린애는 아니겠지, 너무 무섭다’라는 채팅에 대한 반응이었다.

이날 오전 8시 기준 1238명이 모인 이 서버는 ‘박사’ 조주빈(25)의 검거와 신상 공개 이후에도 ‘운영 방침만 지키면 운영이 가능하다’면서 운영이 이뤄져 왔다. 현재 이 서버의 일반 채팅 내용은 조주빈이 구속된 다음날인 지난달 20일 이전 기록은 확인이 불가능한 상태다.

지난달 20일 해당 서버 내 관리자 성격의 한 이용자는 ‘영상 업로드나 복구는 내일(21일) 진행된다, 잠시만 기다리면 된다’는 채팅을 올렸다. 다음날 한 이용자가 ‘텔레그램 때문에 불안한데 디코(디스코드)는 안전한가’라고 묻자 관리자는 ‘여기는 운영 방침을 따르는 곳이기 때문에 안전하니 걱정 말라’고 답했다.

같은날 한 이용자가 ‘자료 복구 되나’라 묻자 관리자는 다음날인 지난달 22일 ‘복구가 된다’고 대답했다. 이후 채팅방엔 ‘vip(도) 복구되나’, ‘vvip도 복구되나요’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한 이용자는 ‘혹시 텔레그램 사건 때문에 다른 디코(디스코드)방이 다 겁먹고 도망친 건가’, ‘여기 말고는 (불법 음란물)있는 곳이 없다’는 채팅을 올리기도 했다. 다음날인 지난달 23일에는 ‘vvip 2개 구매했는데 복구 가능한가’ ‘나도 vip’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구매 내역에 따라 등급이 결정되는 점에서 조주빈의 ‘박사방’과 유사한 방식이다.

조주빈이 검찰에 송치되며 얼굴이 대중에 공개가 된 지난달 25일에는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지난달 24일 한 이용자가 ‘왜 로리(아동 성 착취물) 없어졌냐’는 묻자, 이용자들은 ‘n번방 수사 때문에 로리 올리면 서버 터지는 걸로 안다. 다른 방도 성인(불법 음란물)만 올린다’, ‘뉴스 보고 조용해질 때까지 기다려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서버 내 돌던 긴장감은 시간이 흐르자 점차 사라졌다. 지난달 28일 한 이용자가 ‘텔레그램에서 단속구역이 디스코드로 바뀌었다’는 채팅을 올리자 관리자 격 이용자는 ‘단속이란 것이 디스코드 방에 시정 조치를 내리는 것’이라며 ‘운영 방침만 지키면 야동방은 운영이 가능하다’고 대답했다.

이틀 후인 지난달 30일 관리자는 채팅방에 불법 음란물의 캡처 사진들을 올리며 ‘구입하면 시청할 수 있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해당 사진 속에는 눈으로도 명백히 아동임을 확인할 수 있는 미성년자들의 성 착취 모습이 담겨 있었다. 또 다른 이용자는 ‘딥페(딥페이크 성범죄물) 원하는 분 DM 달라’는 채팅을 올리기도 했다.

아울러 성 착취물 공유 서버에 접속할 수 있는 링크를 한데 묶어 홍보하고 이용자 수를 기준으로 순위를 매기는 ‘홍보 서버(디스코드 단체방)’라는 곳도 존재했다. 약 7200여명이 접속한 홍보 서버에선 매일 자정 성 착취물 공유 서버 접속자 순위와 서버 링크가 올라오고 있었다.

하지만 이날 자정엔 서버 접속자 순위가 올라오지 않았다. 홍보 서버 통계에 따르면 홍보 서버는 일반 커뮤니티 서버(2200여명)와 게임 이용자들이 모이는 서버(1900여 명) 링크도 제공했지만, 66%가 넘는 4800여명은 성 착취물 공유 서버를 이용하고 있었다. 기자가 접속한 서버에서 홍보 서버로 통하는 링크가 올라온 채팅방에는 ‘현 서버는 경찰 수사에 도움을 준다’는 경고성 글도 공지돼 있었다.

앞서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지난 1일 “성 착취물을 재유포하거나 판매하는 것은 피해자에게 심각한 2·3차 피해를 야기하는 행위”라며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이 제작한 성 착취물 유포와 관련해 SNS 게시글 등 100여 건에 대해서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또 경찰은 각 보안 메신저 별로 책임 수사 관서를 지정해 분석과 수사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디스코드 관련 수사는 경기북부지방경찰청이 맡고 있다. 경찰청 본청은 위커, 서울지방경찰청은 텔레그램, 경기남부경찰청은 와이어를 각각 맡기로 했다. 박상현 기자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