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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로펌 최초 日·中·UAE 사무소…해외분쟁 경쟁력
기업 분쟁·국제 중재 분야서 강점
최근 ‘8000억 코레일 법인세’ 대리 완승
설립 40주년 맞아 종로 이전 ‘재도약’
실전서 뼈굵은 김석진·권철현 고문 영입
기업 자문 분야 ‘전문성 강화’ 박차도
지난 3월 강북으로 사무소를 옮긴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신사옥 전경

법무법인(유한) 태평양은 올해로 설립 40주년을 맞은 대형 로펌이다. 기업 분쟁과 국제 중재 분야에서도 높은 경쟁력을 갖췄다고 평가받는다. 최근 8000억원대 규모 세금 환급이 걸린 코레일 법인세 사건을 대리해 완승을 거뒀고, 수조원이 오가는 투자자-국가간 분쟁(ISD)에서 정부 대리를 맡고 있다.

창립 40주년을 맞은 태평양은 지난달 18년 만에 종로구 센트로폴리스 빌딩으로 이전하며 다시 강북으로 복귀했다. 대기업과 금융기관, 외국계기업 다수가 자리잡은 시청-광화문 일대에서 업무 효율성을 높여 사옥 이전을 재도약 계기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법원종합청사와 서울중앙지검이 위치한 서울 서초동에는 분사무소를 운영한다.

태평양은 법원과 검찰에 몸담았던 변호사들이 모여 시작했지만, 전통적인 송무시장에 그치지 않고 자문 수요를 찾아 적극적으로 움직이며 시장을 개척해 왔다. 1986년 부장판사 출신인 김인섭(84·고시 14회) 변호사와 배명인(88·고시 8회) 전 법무부장관, 검사 출신 이정훈(73·사법연수원 1기) 변호사가 태평양 법률사무소를 연 곳은 당시 법원이 있던 서울 서소문이었다. 영문명인 ‘BKL’은 이 세 사람의 성을 딴 이니셜이다.

태평양은 국제통화기금(IMF) 경제 한파가 몰아닥친 1998년 9월 강남 테헤란로로 사옥을 옮겼다. 법원청사가 서초동으로 이전했고, 기업 구조조정으로 인해 대형 인수합병이 잇따르던 때였다. 이후에는 ‘벤처 붐’을 타고 강남이 경제발전의 한 축이 됐다. 서초동 법조타운과 근접성을 살려 국내 로펌으로는 처음으로 형사팀을 운영했고, 굵직한 기업 형사사건도 다수 맡았다. 2005년 대검이 수사에 나섰던 공적자금비리 수사 변호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이밖에 기업 인수합병 분야도 업무 비중을 늘리면서 소버린자산운용을 상대로한 SK의 경영권 방어에 나서기도 했다.

태평양은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에 따른 수요 창출에도 가장 적극적으로 나섰다고 평가받는다. 2002년 일본 동경, 2004년 중국 북경, 2015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국내 최초로 사무소를 개설했다. 최근에는 싱가포르 해외사무소도 신설해 국내 대형 로펌 중 최다인 9개의 현지 사무소를 운영 중이다. ‘남아시아팀’을 별도로 신설한 태평양은 베트남 법조 자문시장의 약 70%를 점유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판교가 ‘테크노밸리’로 떠오르자 2018년 분사무소를 설립해 스타트업과 4차산업 기반 업체 등 혁신기업 자문도 맡고 있다.

3명의 변호사가 설립한 태평양은 40년 동안 기업 자문 수요에 발빠르게 대응하며 태평양은 변호사와 고문 등 전문가 650명과 직원 620명 등 1200명이 넘는 대가족으로 성장했다. 그동안 세계 200대 로펌에 진입하고, 국내 법무법인으로는 처음으로 매출실적 3000억원을 2년 연속으로 넘는 성과를 거뒀다.

10위권 로펌들이 몸집을 불리는 과정에서 합병을 반복하는 데 비해 태평양은 꾸준히 성장을 유지하며 김앤장법률사무소를 제외하면 가장 큰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독보적인 업계 1위인 ‘김앤장법률사무소’와 송무시장의 강호로 성장한 ‘엘케이비앤파트너스’가 법원, 검찰 출신 인력을 대거 흡수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수 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게 태평양의 과제다. 태평양이 강점을 보이고 있는 국재 중제 분야에서도 20년 넘게 업무를 이끌던 김갑유(58·17기) 변호사가 독립한 후 역량을 유지하는 것도 관건이다.

태평양은 최근 금융감독원에서 20여년간 재직하며 증권 관련 업무를 맡았던 김석진 고문과 특허청과 공정거래위원회를 거친 권철현 고문을 영입하며 기업 자문 분야 전문성을 강화했다. 변호사로는 헌법재판소 부장연구관 출신의 김경목 변호사, 서울고법 판사 출신의 이혁 변호사를 영입했다. 헌법재판소에서 18년간 재직한 김 변호사는 헌법소송과 행정소송 업무를, 법원에서 부패, 환경, 의료 전담 재판부 경험이 있는 이 변호사는 국내분쟁그룹에서 민·형사 송무를 담당할 예정이다. 좌영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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