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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차 추경' 재원 두고 샅바 싸움 본격…野 긴급재정명령 주장에 정부는 회의론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정부가 7조1000억원의 긴급재난지원금을 마련하기 위해 올해 예산 범위 안에서 사업들을 점검하고 있다. 야당은 올해 예산에서 100조원까지 짜낼 것을 촉구하고 있다.

1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7조1000억원 규모의 재원을 마련할 수 있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긴급재난지원금으로 쓰일 2차 추가경정예산안을 제출하기 위해서다. 이달 중순께 국회에 제출해야 하기 때문에 시급한 상황이다.

최대한 본예산의 사업을 조정해서 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한 만큼 각 부처와 함께 '코로나19'로 차질이 빚어진 사업들을 1차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발주가 늦어진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개최가 무산된 문화·축제 지원, ODA(국제개발협력) 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통화 완화로 하방 압력이 강해진 국고채 이자상환 금리, 유가 급락 등을 통해 남는 돈도 있다. 2014~2018년 동안 국고채 이자상환 명목으로 편성됐지만 불용된 규모는 0.5~1.0조원 수준이다. 이 밖에 지난해 본예산으로 편성된 사업 중 불용된 예산 7조9000억원도 감액 대상이다.

하지만 7조1000억원 전액을 지출 구조조정으로 마련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올해 본예산 512조3000억원 중 약 50%는 법으로 지출이 정해져 있는 의무지출이다. 신축적으로 감액이 가능한 재량지출은 나머지 절반이지만 이 중에서도 계속 사업비나 필수 수요 등을 제외하면 실제 전용 가능한 부분은 많지 않다.

야당은 더 적극적이다. 미래통합당은 올해 512조원 예산을 다시 구성해 20%에 해당되는 100조원을 긴급재난 자금으로 돌리자고 주장한다. 이 재원을 자영업자·소상공인의 소득과 근로자 임금 보전에 사용하자는 입장이다.

심지어 대통령 긴급재정명령을 발동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헌법에 보장된 대통령 권한을 써서 긴급하게 나서라는 것이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김종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은 "코로나 사태가 당장 오늘 내일, 한달 사이 끝나는 것도 아니고 연말까지 지속될지 더 될지 모르는 실정"이라며 "대통령 긴급재정명령이라는 것도 예산 조정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는 '국회 소집을 기다릴 여유가 없을 때'라는 법적 요건이 맞지 않는 데다 전용을 통해 100조원을 마련하는 것은 불가능하는 입장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SOC, R&D 등 몇년에 걸쳐 진행되고 있는 프로젝트가 많고, 노인일자리 등 복지 사업도 예정돼 있다"며 "중소기업 융자도 부족해서 난리인 상황에서 사업 조정을 통해 100조원을 마련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법적 요건이 맞지 않다고 봐서 검토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금성 사업에 지나치게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실장은 "현금성 사업은 내수진작 효과가 없다"며 "구조조정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에서 소비를 아낄 수 밖에 없고, 정부서 상품권을 받더라도 그만큼 내 현금을 쓰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kwat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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