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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AI(인공지능) 의료영상 분석기술'을 이용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의 폐렴 중증도를 흉부 CT(컴퓨터단층촬영) 영상만으로 1분 만에 정확히 가려낼 수 있게 됐다.
1일 의료계에 따르면 AI 의료영상 분석 플랫폼 및 의료용 3D프린팅 전문기업 메디컬아이피(대표 박상준)가 개발한 '메딥프로(MEDIP PRO)' 기술이 24개국에서 코로나19 진단에 활용되고 있다.
이 기술은 CT·MRI 등 2차원 의료영상을 3차원으로 만들어 단층 촬영 이미지만으로 판별하기 어려운 인체 내부의 장기와 병변 등을 좀 더 직관적이고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이 기술은 코로나19 대유행 국면에서 주목받고 있다. X선 영상만으로는 폐렴 중증도를 정확히 판단하기 어려운 코로나19 환자들의 흉부 영상에 이 기술을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대학교병원·중국 란저우대학제1병원·일본 국군중앙병원 영상의학과 공동 연구팀은 북미영상의학회가 발간하는 국제학술지 'Radiology: Cardiothoracic Imaging' 최신호에서 메딥프로를 이용한 코로나19 환자의 폐렴 진단이 매우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코로나19로 진단받은 환자 17명(한국 14명, 중국 3명)의 폐 CT 영상을 AI 기반의 3차원 영상으로 만들어 분석했다. 이를 8명의 영상의학 전문의가 참여한 흉부 X선 사진 분석 결과와 비교했다.
그 결과 3차원 CT 영상에서는 총 186개의 폐 병변이 보였지만, 흉부 X선 사진에서는 이런 폐 병변이 19개만 관찰되는 데 그쳤다. 또 전후방을 투사한 AI 3차원 이미지에서 보였던 폐렴의 55.8%만 흉부 X선 사진에서 식별됐다.
특히 AI 기반의 3차원 CT 영상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의한 폐 침범상태 측정이 매우 정확한 것으로 평가됐다.
전체적으로 코로나19 폐렴에 대한 흉부 X선 사진의 민감도와 특이도는 각각 25%, 90%에 달한다는 게 연구팀의 분석이다. 민감도는 양성을 양성으로, 특이도는 음성을 음성으로 각각 진단하는 확률을 의미한다.
윤순호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교수는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에서 의료자원은 한정된 만큼 이른 시간에 폐렴의 중증도를 선별하고, 입원 치료를 결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메디컬아이피는 홈페이지를 통해 무료로 이 프로그램을 다운로드할 수 있도록 했다. 회사 측은 소프트웨어 공개 후 2주만에 24개국, 396개 의료기관에서 이 프로그램을 다운로드한 것으로 집계했다.
iks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