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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스포츠도 코로나 극복 모범사례 되길”
유승민 IOC위원 인터뷰
각종 화상회의 탓에 수면 부족
IOC 올림픽 연기 ‘어려운 결정’
부산 세계탁구선수권 개최 최선
스포츠 이전에 ‘안전·생명’ 최우선
방역망 지키며 가벼운 운동 권장
평창포럼 방역 대책 설명하는 유승민 이사장 [연합]

“전에는 해외 다니느라 바빴는데, 요즘은 각종 화상회의때문에 잠이 부족합니다.”

지난 29일 늦은 저녁에 만난 유승민 IOC위원(38)은 이렇게 입을 뗐다. IOC위원에, 대한탁구협회장, 국제탁구연맹(ITTF) 집행위원, 평창기념재단이사장 등을 맡고 있는 까닭에 그는 지난 25일 결정된 2020 도쿄 올림픽 연기와 관련해 각종 회의와 미디어 인터뷰 등으로 바쁜 날을 보내고 있다.

유 위원은 이날도 자신이 이사장을 맡고 있는 서울의 국제스포츠전략위원회(ISF) 사무실에서 ITTF 화상회의를 마친 뒤 귀가하기 전 ‘번개’ 인터뷰에 응했다. 화상회의는 주요내용을 문화체육관광부, 대한체육회 등과 공유해야 하는 까닭에 ISF 직원의 도움을 받아 실시간으로 기록한다고 했다. 다음은 유승민 위원과의 일문일답.

-전 세계 스포츠가 올스톱 상황이고, 도쿄 올림픽도 연기됐다. 어떻게 지내고 있나?

▶“코로나 때문에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졌어요. 아빠가 모처럼 집에 있으니 가뜩이나 갈 곳이 없는 어린 두 아들이 아침부터 놀아달라고 달려듭니다. 여기에 시차 때문에 저녁과 밤에는 국제전화와 화상회의를 소화해야 합니다. 그러다 보니 잠 잘 시간이 없어요.(웃음)”

-올림픽은 결국 1년 연기됐다. IOC 분위기는 어떤가? 바흐 위원장이 연기 과정에서 판단이 늦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사실 코로나가 없었다면 오늘이 부산 세계탁구선수권 마지막날이죠. 3월 대회를 6월로 연기를 했는데, 이거 정말 힘들었어요. 탁구 하나만 해도 이렇게 힘든데 33개 정식종목이 치러지는 올림픽은 연기나 취소, 이런 걸 쉽게 결정할 수 없습니다. 제가 내부에 있으니 잘 압니다. 어려운 문제인 까닭에 비판은 어쩔 수 없죠.”

-올림픽과 관련해 개인적으로도 바빴을 것 같다.

▶“화상회의와 전화통화가 정말 많았죠. 특히, 국내언론으로부터 전화가 쇄도해 설명을 드리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최근 반일감정이 높아져 특히 조심스러웠어요. 한국의 다양한 의견을 IOC에 전달하려고 노력했고, IOC의 입장도 국내 언론에 알렸습니다.

-예민한 문제였기에 좀 힘들었을 것 같다.

”한일양국 관계가 워낙에 좋지 않아서 특히 그렇습니다. 제 의견이 실린 기사들을 보면 일부 좋지 않은 댓글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많이들 이해해주신 것 같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말씀드리고 싶은 일화가 있어요. 한일관계가 아주 좋지 않았던 지난 11월 IOC위원으로 프리미어12(야구) 시상을 맡아 도쿄에 갔죠. 한국팀이면 좋았을 텐데, 일본팀 시상을 맡게 돼 좀 부담됐어요. 태극기 배지를 달고 시상을 하면서 일본선수들을 자극하는 것 아닌가 내심 걱정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시상식 도중 한 선수가 “감사합니다”라고 한국말로 인사를 하는 거예요. 제 자신이 부끄러웠습니다. 평소 ‘스포츠는 정치와 무관해야 한다’라는 소신을 가지고 있었는데, 나도 모르게 정치의 눈치를 본 것이 말입니다.

-부산 세계탁구선수권은 6월로 연기됐는데, 이것도 쉽지 않아 보인다.

▶“9월 이후로 재차 연기하는 것을 의논하고 있습니다. 말이 쉬워 연기지, 대회장소 마련하고, 스폰서유지하고, 조직위원회를 가동하는 데 어려움이 많습니다. 부산시와 탁구인들에게 정말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한국에서 열리는 첫 탁구 세계선수권인 만큼 정상개최를 위해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ITTF 쪽은 어떤가? 올림픽이 취소됐지만 한국 대표선수들이 카타르 오픈에 출전하지 못하게 되면서 세계랭킹 산정 등에 문제가 발생했다.

▶“ITTF 집행위원회를 했는데, 랭킹은 모두를 만족할 만한 뾰족한 해결책이 없었어요. 그래서 4월 세계랭킹은 발표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3월 랭킹이 그냥 유지됩니다. 추후논의를 통해 랭킹산정을 다시 하기로 했습니다. ITTF도 월드투어가 전면 중단되면서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IOC에서는 선수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분위기는 어떤가?

▶“별의별 케이스가 다 있습니다. 선수위원회의 경우 경기가 열리지 않게 되면서 월급이 깎이거나, 안 나온다는 불만까지 있죠. 저는 역으로 IOC의 선수들이 코로나 극복을 위한 성금을 조성하고, 어려운 선수들을 돕는 등 선수들이 앞장서 사회적으로 의미있는 일을 하자고 제의하고 있습니다.”

-끝으로 스포츠팬 및 국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스포츠를 논하기 전에 지금은 인류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경제적 충격을 최소화해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서는 상황이 좋습니다. 산책과 스트레칭 등 방역에 해를 끼치지 않는 선에서 꼭 운동을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스포츠를 통해서 화합하는 것이 올림픽 정신입니다. 한국이 코로나 극복의 모범사례가 되고 있듯이 한국 스포츠로 그렇게 됐으면 좋겠습니다.” 유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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