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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눈에 읽는 신간]세계적인 건축가 렘 콜하스의 선언 ‘정크하우스'외

▶정크스페이스/미래도시(렘 콜하스·프레드릭 제임슨 지음, 임경규 옮김, 문학과지성사)=“20세기에 건축은 실종되었다.” 세계적인 건축가 렘 콜하스가 하버드대 디자인스쿨 세미나에서 언급한 건축의 현주소는 한마디로 정크스페이스(쓰레기공간)이다. 건축과 문화 사이, 물리적 공간과 추상적 공간 , 단어와 이미지 사이에서 길을 잃은 건축은 합리성에 따라 유동한다. 한 때 역사와 유토피아적 꿈을 기념비적으로 담아내고자 했던 건축가의 소명은 이제 옛것의 파괴와 끝없는 재활용, 공간의 유희화와 재배치로 축소된다. 좋은 것과 나쁜 것, 옳은 것과 그른 것, 사적인 것과 공적인 것을 뒤섞어 중립적인 공간으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이 공간들은 모두 쇼핑을 위해 헌신한다. 콜하스는 박물관 공항 시내 학교 병원 등 세계는 이렇게 똑같은 정크스페이스로 넘쳐난다고 말한다. 공간구조를 바꿔놓은 주범으로 에어컨디셔너를 지목한게 흥미롭다. 광고문구, 캐치프레이즈, 상품명, 저작권 표기 등이 이어지는 콜하스의 다소 난해한 글에서 견고한 쓰레기공간을 돌파하는 희망의 메시지를 읽어낸 제임슨의 ‘미래도시’ 독해법이 나침반이 될 수 있다. 문학과지성사의 새 인문 시리즈 ‘채석장’으로 나왔다.

▶정의로운 사회를 향하여(이삼열 지음, 동연)=한국 기독교는 양적으로 팽창하고 지금 시대 정신과삐걱거리며 지탄을 받기도 하지만 한국 사회 발전과정에 나름대로 적지 않은 역할을 해온 게 사실이다. 민주화와 평화운동, 기독교 사회선교와 에큐메니칼 운동의 현장에서 활동해온 저자는 지금 직면한 다양한 사회적 문제들에 기독교가 어떻게 응답해야 할 지 방향을 제시한다. 그는 무엇보다 “정의롭고 평화로운 사회 발전이 교회의 사회적 책임이며 본질적 사명”이라는 점을 강조하는데, 그 핵심은 “부패하지 않게 하는 역할”이다. 저자는 오랜 세월 교회가 고민해왔던 사회정의 문제부터, 한국사회발전 과정에서 앞장서온 구체적 실천 행위들, 가령 국가 경제위기때 발 빠르게 마련했던 ‘신앙각서’, 1980년대 사회발전사업지원활동 등을 짚어간다. 또한 분단상황에서 기독교와 이데올로기 문제, 기독교와 국가사회 관계와 관련, 독일 등 각국의 사례를 살펴 시야를 열어준다. 이단들이 종말론적으로 오독하고 있는 ‘하나님의 나라’에 대한 이해 등 성서를 꼼꼼하게 해석, 교회의 역할을 논리정연하게 제시했다.

▶펭수의 시대(김용섭 지음, 비즈니스북스)=‘BTS, 송가인을 제친 올해의 인물’‘7억 몸값, 1순위 브랜드’. 열 살의 펭수가 누리는 우주적 인기의 비밀을 분석했다. 지난해 3월 ‘머랭쿠키 먹방’으로 유튜브에 데뷔한 그는 처음엔 반응이 미미했지만 ‘자이언트 펭TV’의 콘텐츠가 쌓이면서 기하급수적으로 팬덤이 늘었다. 남극 ‘펭’이라는 성씨, 3040세대나 알 법한 유행어를 구사하면서 열 살이라고 말하는 성별도 없는 펭수에 대한민국이 빠진 건 라이프 트렌드와 사회문화트렌드의 결정판이기 때문이란 게 저자의 분석이다. 펭수의 세계관 속에는 꼰대와 세대 갈등을 비롯, 젠터 뉴트럴, 보디 포지티브, 느슨한 연대, 환경과 기후 변화 등 우리 사회가 당면한 쟁점들이 녹아있다. 펭수 신드롬은 세대와 시대가 보내는 진화의 시그널이라는 것이다. 세대를 넘어 ‘시대의 아이콘’이 된 펭수앓이는 계속될지, 2030세대는 펭수를 통해 무엇을 기대하는지, 펭수는 콘텐츠와 미디어 비즈니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입체적으로 분석했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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