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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매한’ 공직자 재산공개…주택 시세차익 ‘깜깜이’
각종 규제는 싯가 기준인데
공개기준 공시가·실거래가
실거래가도 실상은 취득가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금융당국과 정책금융기관 고위 공직자 중 40%는 강남에 집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소유 부동산 가격을 실제 시세가 아닌 공시가격 또는 취득가격으로 정작 집값 상승으로 얻어진 평가차익은 상당할 것으로 추정만 될 뿐 ‘깜깜이’다.

행정안전부가 26일 관보에 공개한 고위 공직자 재산공개에 따르면, 재산이 공개된 금융권 고위공직자 28명 가운데 40%인 11명이 강남에 집을 가지고 있었다. 29%인 8명은 다주택자(배우자 합산, 오피스텔 포함)였고, 3명은 무주택자였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본인 명의의 서울 서초구 잠원동 현대아파트 84.87㎡(9억2800만원)와 세종시 도담동 세종 한양수자인 에듀파크 84.96㎡(2억900만원)를 비롯해 배우자 소유의 강남 건물(7억6800여만원) 및 전세권, 예금 등 총 32억여원의 재산이 있다고 신고했다. 전년보다 4억원 가량 늘었다.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은 서울 서초구 반포동 한신서래아파트 147.67㎡(14억원)를 배우자와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전체 재산은 20억여원으로 1년전보다 1억원 가량 늘었다. 또 김태현 금융위 사무처장은 서울 강남구 논현동 동현아파트 84.92㎡(8억8800만원)를 배우자와 나눠 소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전체 재산은 13억3600만원으로 1년전에 비해 2억7000만원 가량 증가했다.

금융감독원에서는 윤석헌 원장의 재산이 지난해 31억9900만원에서 올해 31억1400만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윤 원장은 춘천에 아파트 한 채(2억2500만원)를 가지고 있는데 가격이 소폭 떨어졌다.

정책금융기관 중에서는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의 재산이 전년보다 5억3500만원 늘어난 44억18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 회장은 서울 용산 동자동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149.05㎡(9억8400만원)를 본인 명의로 소유하고 있고, 배우자 명의로 서울 종로구 내수동 경희궁의 아침 오피스텔 69㎡를 보유하고 있다.

문성유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은 서울 서초구 서초그랑자이 아파트 84.51㎡ 등 부동산 27억여원을 비롯해 39억여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부동산 값 상승 덕에 재산 총액이 전년보다 5억9200만원 늘었다. 또 위성백 예금보험공사 사장은 서울 서초구 방배아트자이 126.62㎡(13억7600만원) 등 부동산만 27억여원을 보유해 32억여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윤대희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은 전년보다 7400만원 줄어든 33억여원이었다.

이정환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은 전년보다 1억3000만원 늘어난 11억9800만원을, 이계문 서민금융진흥원장은 전년보다 8800만원 늘어난 14억4600만원을 신고했다.

지난해 집값이 크게 오른 만큼 올해도 공직자 재산 신고액이 실제보다 한참 축소된 것이라는 지적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재산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동산이 대부분 공시가격으로 신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공직자윤리법 시행령에 따르면 부동산은 공시가격과 실거래가 중 높은 금액을 신고하도록 돼 있다. 그런데 인사혁신처는 실거래가를 현재 시세가 아니라 취득한 가격으로 유권해석했다. 결국 법령 해석을 통해 현재 시세는 감추고 공시가격만을 공개토록 유도한 것이다.

가령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잠원동 현대아파트를 공시가격(2019년1월1일) 기준으로 9억2800만원이라고 신고했는데, 같은 시기 KB시세에 따르면 이 아파트는 평균 15억원이다. 시세에 비해 40%나 축소된 가격에 신고된 것이다. 또 윤대희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은 서빙고동 신동아아파트를 20억7000만원이라고 신고했는데, 이는 2009년 윤 이사장이 이 아파트를 매입한 가격이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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