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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TX 뚫린 삼척… ‘그놈’ 이겨내고 여행객 맞을 ‘그날’ 기다려요
약 치고 또 치고, 막고 또 막으며
고위험시설 161곳은 매일 특별관리
874m 곶과 곶 이은 해상케이블카
해안경관이 어우러진 해양레일바이크
환선굴·죽서루·덕풍계곡도 명품 경관
삼척해수욕장 북서쪽 언덕에서 본 쏠비치와 일출
삼척시자원봉사센터 ‘사랑의 안심 마스크 만들기’ 행사 . [연합]
맹방 유채꽃밭. 주변엔 벚꽃 터널도 있다.
삼척 초곡용굴촛대바위길

‘그 놈’ 만 없었다면, 곧 맹방유채꽃 만발할 삼척은 지금쯤 대(大)도약의 도상에 있었을 것이다. ‘코로나19’와 전쟁에서 삼척 민관이 남 달리 치밀하고 열정적인 이유이다.

‘죽서루 아래 오십천 물이 태백산 그림자를 동해로 담아 가니, 차라리 그 물줄기를 한강으로 돌려 목멱(서울 남산)에 대고 싶도다. 신선이 타는 뗏목을 띄워 북두성, 견우성으로 갈까?’

송강 정철(1536~1593)이 ‘관동 제1루’ 삼척 죽서루에 올라 읊조린 관동별곡 중 이 구절은 근심의 바이러스를 청정 오십천, 동해바다로 씻어 별빛 희망으로 바꾸려는 2020년 3월 삼척 사람들의 마음인 듯 하다.

삼척시는 24~30일 공공-민간시설 구석구석, 전면적 소독과 방역을 한다. 이미 고위험시설 161곳은 매일 특별관리하고 있었다. 약 치고 또 치고, 막고 또 막으며, 나눠주고 또 나눠주는 것은 푸르디 푸른 ‘청정’ 이미지를 확고히 하려는 노력이다.

오는 31일까지는 65세 이상 고령자와 13세 이하 아이들 전원에게 마스크를 2매씩 나눠준다. 밤낮을 잊은 의료진들에게 시민과 단체들이 나서 보양간식을 돌아가며 전한다. 민관은 삼척시 상품권 할인을 통해 지역에 ‘돈맥경화’가 발생하지 않도록 유통에도 힘쓴다. 이런 노력 속에 52명의 격리자 전원이 의료진으로부터 해제 판정을 받았다.

코로나에 맞선 삼척의 전투력이 남 다른 것은 굴러들어오던 호재가 주춤했기 때문. 시청이 있는 교동에서 불과 7㎞ 남짓 떨어진, 옛 삼척군 북평읍(현재 동해시)이 이달 초 개통된 KTX 서울~동해선의 종점이다. 삼척 관광경제 대도약의 중요 고리이다. 바야흐로, 두 도시의 재통합 청사진도 제시되는 상황이다.

코로나19를 머지 않아 박멸하면, 삼척은 새 블루오션인 초곡 용굴촛대바위 해안길과 스테디셀러인 용화-장호 해상케이블카, 5억년의 환선굴, 동해안 제1누각 죽서루, 청정 덕풍계곡을 앞세워 동해안 핵심 관광거점으로의 도약을 꿈꾼다. 산토리니 컨셉트의 삼척 쏠비치가 이 고을의 도약을 엄호한다.

바르셀로나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황영조의 고향인근인 ‘초곡 용굴촛대바위길’이 최근 명품 해양생태 탐방로로 거듭났다. 초곡해안은 용이 승천했다는 전설과 작은 고깃배가 드나들 수 있는 초곡용굴, 촛대바위 등 신비한 경관이 즐비해 ‘해금강’이라는 애칭을 얻었다. 길이는 660m. 여느 지자체 산책길엔 없는 공익 문화관광해설사가 기다렸다가 이야기를 들려주며 동행한다. 사람 간 거리를 두는 것을 잊지말자.

이곳에서 남쪽으로 3㎞를 가면 ‘한국의 나폴리’ 장호-용화를 연결한 삼척해상케이블카가 있다. 곶과 곶 사이를 이어 바다 위 874m를 나른다. 개통 2년여만에 100만 방문객을 돌파했다. 케이블카 밑 부분은 여닫이 커버가 함께 장착돼 투명스카이워크의 짜릿함을 맛볼 수도, 안볼 수도 있다. 취약계층의 일자리도 내어준 착한 관광자원이다. 무소음 배터리를 활용한 친환경 냉-난방시설로도 유명하다. 미디어아트, 해안경관이 어우러진 해양레일바이크 출발지점, 용화역도 보인다. 평창올림픽때 지구촌 유명인사들이 방문했던 이곳엔 최근 증강현실 기술로 초곡 촛대바위, 장호 투명카누, 동해바다 속 등을 탐방하는 ‘AR트릭아트존’도 들어섰다.

이 일대의 남쪽으로는 향가 ‘헌화가’의 배경지 수로부인헌화공원, 해신당공원 등이, 북쪽으로는 유채꽃-벚꽃 만발한 맹방 명사십리, 죽서루, 쏠비치, 황영조기념공원 등이, 서쪽으로는 신기 환선굴·대금굴, 이승휴가 제왕운기 등을 완성한 천은사, 가곡 덕풍계곡, 도계 미인폭포 등이 있다.

지금 삼척시민들은 코로나19와의 전쟁 승리를 목전에 두고, KTX로 전해줄 선물세트를 매만지고 있다. 함영훈 여행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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