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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항공권 환불 거부 외항사 블랙리스트 만들자” 예약자들 분개
베트남항공, 에어아스타나 시스템 가동 안해
에어프랑스, 루프트한자, 에미레이트 등 도마
일부선 언제든 사용가능 바우처 받아달라 읍소
코로나 산업계 연쇄 위기의 한 단면 보는 듯
“아무 성의없는 날강도 기업 배제를” 목소리도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코로나19’로 인해 각국이 입국금지, 국경봉쇄, 입국제한, 항공노선 폐지 등 조치를 취하고 있는 가운데, 이미 한국민들이 돈을 내고 예약한 항공권에 대해 상당수 외항사들이 즉시 환불을 거부하거나 미루고 있어 항공사-여행사-소비자로 이어지는 환불 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세 주체 모두 힘겨운 상황이기 때문에, 이번 항공권 환불 대란은 마치 산업계 연쇄 위기의 한 단면을 보는 듯 하다.

대다수 항공사들이 환불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데 비해, 베트남항공, 카자흐스탄의 에어아스타나, UAE의 에미레이트항공, 에어프랑스, 네덜란드항공, 카타르항공, 에어캐나다, 체코항공 등은 다양한 형태로 즉시 현금 환불에 난색을 표하는 상황이다.

‘내가 망할 것이냐, 네가 망할 것이냐’ 하는 싸움의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한 거래중지 때 당연히 뒤따라야 할 환불을 각국을 대표하는 항공사들이 제대로 하지 않는 것에 대한 비난이 거세게 일고 있으며, 상당수 소비자, 여행사들은 ‘블랙리스트’를 작성해 향후 악덕 항공사를 배제하는 초강수도 검토중이다.

멈춘 비행기들 [로이터 연합]

23일 업계에 따르면 베트남항공은 지난 13일 부터 환불시스템을 가동하지 않고, 공지를 통해 6월15일 이후 환불이 가능하다고 공지했다. 에어아스타나는 아직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어 소비자들을 답답하게 하고 있다. 이들 두 곳은 여행업계와 소비자가 가장 큰 불만을 터뜨리는 항공사이다.

에미레이트항공은 한국발 입국금지 국가로 가는 항공권은 자신들도 피해자이므로 입국금지가 풀릴 때까지 환불절차를 진행하기 어렵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언제든 일정변경 수수료 없이 항공권을 유효하게 유지하주겠다는 ‘바우처’ 발행의사를 밝히며, 환불을 미루는 곳도 많다.

한때 환불 접수 등 시스템 자체가 가동하지 않아 한국 소비자들로부터 “선진국 항공사가 이럴 수 있느냐”는 원성을 샀던 에어프랑스와 루프트한자는 새로운 여행 일자를 즉시 정하지 않아도 항공권을 그대로 유지해주겠다는 입장이다.

카타르항공은 일정 변경 수수료를 무제한 면제하겠다며 환불을 미루고 있고, 에어캐나다, 체코항공 등도 바우처 발행을 제시하며 당장 돈을 받아가지 말고 조금 기다려달라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소비자들 역시 장사를 하지 못해 지갑이 비어가고, 원치 않은 휴직을 하는 처지라서 각국의 지원금을 받을 외국의 대표 항공사들이 즉시 현금환불로 법을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어차피 각국이 코로나 사태에 대비해 주요 산업에 각종 지원을 하는 마당인데, 이런 지원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그 나라 대표항공사들이 속절없이 휴업과 휴직에 내몰린 한국 국민들의 돈을 ‘날강도’식으로 묶어두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한국 여론이 심상찮게 돌아가자 베트남항공은 다른 나라는 안 되더라도 한국은 환불 재개토록 본사와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함영훈 기자/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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