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이세진의 올댓M&A] “이 회사, 얼마가 적절한가요”
코로나 영향 자산가치 추락
‘EV/EBITDA’ 멀티플로 비교
멀티플 높을수록 고평가

코로나19 여파가 경제 전반으로 확대되면서 대부분의 자산 가치가 추락 중이다. 기업가치(Enterprise Value, EV)도 예외는 아니다. 공포심에 증시가 폭락하고 1분기 실적도 바닥을 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인수합병(M&A) 시장에서 거래를 준비하던 기업들은 매각 철회까지 고려하는 상황이다.

주식이나 채권, 원화와 마찬가지로 기업의 ‘가격’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M&A시 기업가격은 어떻게 매기는 걸까. 단순히 기업의 주가와 주식 수를 곱한 시가총액일 수도 있고, 현재 주식가치를 가늠할 수 있는 주가수익비율(PER)로 추정해 볼 수도 있다. 혹은 ‘부르는 게 값’인 것처럼 매도자가 가격을 정할 수도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 쓰는 가장 통상적인 기준은 ‘상각전 영입이익(EBITDA) 대비 기업가치(EV) 배수(멀티플)’다. 보통 ‘EV/EBITDA’라고 줄여 쓴다. EV는 주식 시가총액과 순부채의 총합을, EBITDA는 이자비용, 법인세, 유무형자산 감가상각비를 반영하기 전의 이익을 말한다.

EV에 순부채를 포함시키는 것은 회사를 살 때 그 회사의 주식만을 사는 게 아니라 부채까지도 떠맡아야 하기 때문이고, 순이익이 아니라 EBITDA를 사용하는 것은 자기자본 뿐 아니라 차입금을 합산한 돈으로 사업 수익을 올리기 때문이다.

이제 한 기업 가치를 산정해 보고 싶다면, 동종업체들 각각의 EV를 EBITDA로 나눈 평균 배수(멀티플)을 투자 대상 회사의 EBITDA에 곱하면 된다. 기존 동종업체들의 가치 평가에 관한 ‘컨센서스’가 쌓여 있단 전제로 새 매물의 가격을 유추하는 셈이다.

일반적으로 특정 업종에 대한 멀티플이 높게 산정됐다면 투자회수 기간이 오래 걸릴 수 있지만, 미래 가치에 대한 기대가 높아 고평가된 매물이라는 뜻이다.

이밖에도 최종 매각가에는 ‘경영권 프리미엄’이 포함돼 가격을 올리거나, 시장 상황에 따라 인수 가격을 대폭 깎기도 하는 등 추가 변수도 많다. 최근 제주항공에 인수된 이스타항공은 최초에 EV/EBITDA 멀티플 7.51를 적용한 매각가 695억원을 제시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업계 상황이 악화되자 150억원을 깎은 545억원에 최종 주식매매계약(SPA)를 맺었다.

한편 일반적인 회사와 달리 금융회사의 기업가치 평가에는 주가순자산비율(PBR) 비교 방식이 사용된다. 금융사의 경우 대부분 금융자산으로 이뤄진 자산을 가지고 영업활동의 수익원으로 삼기 때문이다. 지난 19일 본입찰을 마감한 푸르덴셜생명의 기업가치도 PBR을 통해 산정됐다. 매도자는 PBR 1.1배 수준인 3조원을 원하고 있지만, 입찰 참여자들은 최대 0.6~0.7배 수준을 써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세진 기자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