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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길용의 화식열전] 바닥은 언제, 어디쯤…현금 모으는 부자들
S&P 금융위기 낙폭의 절반
악재 많고 정책신뢰도 낮아
저점 예측보다 반등 준비를
변동성 커…빠른 대응 필요

[헤럴드경제=홍길용 기자] 최근 서울에서 한 부자가 시가 100억 원짜리 빌딩을 70억원에 매물로 내놨다. 주식 투자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외신을 보면 비슷한 이유로 그림과 미술품, 귀금속 등을 파는 이들이 늘었다고 한다. 요즘 주변에서 많이 듣는 말 중에 하나가 “바닥을 알려줘”다.

보통 위험자산인 주식 가격이 급락하면 안전자산인 채권이나 금은 가격이 오르는 게 보통이다. 그런데 미국 국채를 제외하면 되레 금리가 반등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금값도 주식과 마찬가지로 폭락하고 있다. 해외로 나갔던 미국 자금이 주식이든, 채권이든 다 팔아 치우고 있다는 뜻이다. 극단적인 달러 현금 선호현상이다.

주가 바닥에 대한 증권사들의 견해들이 하나 둘 나오고 있다. 미국 골드만삭스는 S&P500 기준 2000선 까지 밀릴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국내에서는 SK증권이 코스피 1100을 전망했다. 지난 주 말까지만 해도 이 같은 전망에는 너무 비관적이란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다우존스 2만선이 위태롭고, 코스피가 1600선까지 밀리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미국과 한국 증시는 전고점 대비 반 토막 났다. 이번에도 그렇다면 다우 1만5000, S&P500 1700, 코스피 1300이다. 20% 정도 더 빠지면 가능한 영역이다. 아찔한 변동폭을 감안하면 이달 안에도 가능할 듯싶다. 특히 양적완화로 인한 유동성랠리의 거품이 가장 컸던 곳이 미국 증시인데, 현재 S&P500 지수는 2018년말 장단기 금리역전 우려 때의 저점 2346 보다 높다. 이제 겨우 15개월 정도 되돌림 한 셈이다. 코스피는 이미 2010년 이후 10여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밀려 S&P500 보다는 추가 낙폭이 제한될 듯 보인다.

바닥을 확인하려면 Δ악재가 충분히 소화돼야 하고 Δ정부의 대책이 시장의 인정을 받아야 하고 Δ시장의 적정가치 측정(valuation)이 가능해야 한다. 요약하면 공포가 가라앉아야 한다.

코로나19는 유럽을 넘어 미국에서 확산 일로다. 중앙은행들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시장의 평가는 부정적이다. 이번 위기가 경제에 미친 구체적인 수치도 아직 나오지 않았다.

위기의 불길에 기름을 붓는 유가 전쟁도 진행 중이다. 사우디 등의 증산으로 공급은 늘어나는 데 올 수요는 코로나19로 급감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배럴당 30달러가 무너졌고, 한 자릿수 유가(10달러 이하) 시대가 올 것이란 관측까지 등장했다.

바닥을 예측할 수 없다면 바닥을 확인한 이후 최대한 신속하게 대응하는 게 오히려 현명하다. 전반적인 경기가 회복되는 데는 시간이 걸리는 만큼 전고점을 단숨에 회복하는 반등은 어려울 수 있다. 파생상품과 인공지능(AI)의 발달로 시장 변동성도 엄청나다. 반등도 미리 준비해야 잘 대응할 수 있다.

수급이 무너진 유가는 공급조절이 이뤄진다면 반등 탄력도 강력할 수 있다. 현금이 많고 시장점유율이 높아 장기불황에도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는 기업들도 유망하다.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등과 관련된 기업들도 주목받을 가능성이 크다.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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