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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 설] 또 미사일 도발…좌충우돌 北 더는 신뢰하기 어렵다

북한이 9일 함경남도 선덕 일대에서 미상의 발사체 3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지난 2일 원산 인근에서 방사포를 발사한 지 일주일 만이다. 지금 전 세계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초비상이 걸려있다. 이런 판국에 주변국들을 위협하는 잇단 발사체 도발이라니 참으로 유감스럽다. 누가 이런 북한을 정상적인 국가로 인정하겠는가. 이번 도발의 의도가 내부 결속용인지, 외부용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다. 일각에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유럽지역 5개국이 방사포 발사가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는 내용의 규탄 성명을 낸 데 대한 반발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어떠한 이유로도 군사적 도발은 정당화될 수 없다는 걸 북한 당국은 분명히 알아야 한다.

실제 최근 북한의 행보는 정상국가라 하기 어려울 정도로 종잡을 수가 없다. 3월 이후 일련의 남북관계만 봐도 예측 불가능의 연속이다. 지난 1일 문재인 대통령이 ‘3·1절 기념사’에서 코로나19 대응을 함께하자며 남북 방역 협력을 제안했다. 한데 북한은 그 다음날 보란듯 방사포 도발로 맞대응했다. 이에 청와대가 유감을 표명하자 그 다음날엔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의 담화형식으로 남측에 맹비난을 가했다. 그 내용도 “저능한” “바보” “겁먹은 개” 등 온통 입에 담지 못할 원색적인 비난 뿐이다. 외교 관례를 들먹일 것도 없는 상식밖 행동이다.

더 황당한 것은 김 부부장이 말 폭탄을 쏟아낸 다음날 보내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다. 코로나19로 “남녁 동포들의 소중한 건강”이 걱정된다는 게 친서의 요지다. 북한 특유의 ‘화전 양면전술’이라고 하지만 갑자기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는 속셈을 가늠할 수가 없다. 그나마 문 대통령이 ‘감사의 뜻’을 담은 답신을 보내 남북 관계 개선의 불씨라도 살리는가 했더니 불과 나흘 만에 발사체 도발을 감행한 것이다. 아무리 좋게 해석해도 이쯤이면 북한을 정상적인 대화 파트너로 인정하기가 어렵다.

북한은 대외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1명도 없는 청정지역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검진 시스템이나 방역 물자의 수급 등이 원활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국경지대 밀무역상 등을 통해 바이러스가 유입됐다는 소리도 들린다. 지금은 군사적 행동을 할 때가 아니라 남북이 함께 방역에 집중할 때라는 것이다.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회담을 정상 궤도로 올려놓기 위해서라도 북한은 자중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더 신뢰를 잃으면 국제사회의 정상적 국가로 돌아오는 것은 영영 불가능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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