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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 설] ‘안철수 의료봉사’마저 음모론으로 보려는 참담한 현실

대구에서 코로나19 진료 의료봉사 중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측에서 긴급 자료를 내놨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되고 있는 악성루머에 대한 해명이다.

안 대표가 환자 근처에도 가지 않고 병원 관계자와 이야기만 하고 있으며, 수술복이 땀에 젖은 것은 방호복을 입어서라는 게 그 요지다. 어처구니없고 황당한 현실 왜곡이다. 일고의 가치도 없는 루머이나 안 대표 측으로선 오해는 풀어야 하니마냥 외면할 수도 없는 일이다. 수준 낮은 정치적 음모론 하나까지 일일이 해명을 해야 하는 정치판의 현실이 안타깝고 참담하다.

안 대표 측이 밝힌 내용은 굳이 해명이랄 것도 없다. 참여하고 있는 의료봉사 일과의 나열이다. 지정된 병원에 출근해 당일 환자의 특이사항 등에 대한 설명을 듣고 오전에는 검체 채취, 오후에는 환자를 문진한다는 것이 전부다. 덧붙이자면 의사면허 유효성 논란에 ‘문제 없음’을 밝힐 정도다. 더 내세울 것도, 숨길 것도 없는 의료봉사에 나선 ‘의사 안철수’의 일상이다.

정치인의 행동에는 정치적 해석이 따르게 마련이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안 대표가 대구로 내려가자 일부 범여권 인사들은 “사진찍기용이 아니길 바란다”며 “의사가운이 잘 어울린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송충이는 솔잎을 먹고 살아야 한다며 안 대표를 깎아내렸다. 안 대표의 정치 복귀가 이번 총선에서 여권에 불리하다는 시각을 노정한 것이다. 환자 근처에도 안간다는 악성 루머도 그 연장선상에서 나왔을 게 뻔하다.

잘한 것은 잘했다고 평가해주지 못하는 구태 정치는 이제 사라져야 한다. 안 대표의 대구 의료봉사가 진정성이 있는지, 정치적 쇼에 불과한 것인지는 상식의 눈으로 보면 금세 구분이 된다. 적어도 안 대표의 이번 의료봉사는 넥타이를 맨 채 청소복 상의를 걸치고 빗자루질 시늉만 내는 대부분 정치인의 ‘봉사’와는 그 격이 다르다. 정치적으로 헐뜯고 비틀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상대 진영이라도 박수를 보내는 것이 상식이고, 정치 도의다. 그런 넉넉한 정치가 아쉽다.

대구에는 3일 하루 520명의 추가 확진자가 나왔다. 누적 확진자도 3600명이 넘는다. 병상이 모자라 확진자가 자택 격리 중 사망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의료진과 의료용품도 태부족이다.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정도가 아니라 전쟁터다. 생업을 미루고 대구로 달려가 시민과 환자를 돌보는 의료인들이 줄을 잇고 있다. 안 대표가 대구를 내려간 것은 그가 정치인 이전에 의사이기 때문이다. 그 선의는 인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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