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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 코너 몰린 트럼프, 준 전시상황법 검토에 오바마 사람까지 중용
N95마스크 생산량 늘리려 ‘국방물자 생산법’ 만지작
美보유량 부족하나 中 재료·생산량 통제로 여의치 않아
TF팀엔 오바마 지명한 에이즈전문가 긴급 투입
충성도 낮은 관료 찍어내던 트럼프 궁여지책 카드
알렉스 에이자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2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가운데 뒷 편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에 대처하려고 마스크 생산량 확대를 민간 기업에 지시할 수 있는 특별 권한을 행사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한국전쟁 당시 의회에서 통과한 이른바 ‘국방물자 생산법(DPA·Defense Production Act)’으로 불리는 법안을 통해서다. 트럼프 행정부로선 코로나19에 안이하게 대처하고 있다는 비판을 민주당·감염 전문가 등으로부터 받아왔기에 ‘특단의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걸로 풀이된다.

인선(人選)에서도 ‘딥스테이트(deep state·정책과 정치 왜곡하려고 막후에서 실력을 행사하는 집단)’라고 비난하던 사람들을 데려다 쓰는 움직임도 포착됐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미 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 이 법안을 적용하면 코로나19에 대한 정부의 대응 수준을 끌어 올릴 수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2017년 독감 유행 때 백신 생산능력에 한계가 있어 이 법을 적용한 전례가 있다.

DPA는 국가안보 등에 필요한 핵심 재료·상품의 생산을 늘릴 수 있는 광범위한 권한을 대통령에게 부여하고 있다.

앞서 알렉스 에이자 보건복지부 장관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선 바이러스 차단에 효과적인 N95마스크가 미국에 3억개 필요한데, 국립산업안전보건원(NIOSH)의 인증을 받은 건 1200만개 가량 있다고 의회에 보고했다. 아울러 보건부가 별도로 500만개의 N95마스크를 보유하고 있지만 유효기간이 경과해 NIOSH 인증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미 정부는 거즈타입의 수술용 마스크 재고가 3000만개에 달하지만, 이들은 너무 헐거워 효과적이지 않다고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밝힌 바 있다.

에이자 장관은 “필요한 양의 N95마스크를 확보하는 데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중국이 생산능력 뿐만 아니라 원재료를 통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보건부·국토안보부 관계자들은 이날 마스크 등 개인보호장비 생산에 DPA 적용이 가능한지에 관해 논의를 진행했다. 백악관 측도 보호장비 생산 확대를 위해 이 법안을 활용하는 걸 살펴보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백악관 관계자는 “A라는 회사가 조립공정의 80%를 페인트 작업에 사용하는 마스크 생산에 활용하고, N95엔 20%만 쓴다면 우린 ‘안 된다. N95마스크 생산에 80%를 활용하도록 바꾸라’고 할 수 있다”며 “(DPA는)필요한 일을 할 수 있도록 지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19 TF에 합류하게 된 데보라 벅스 국무부 글로벌에이즈코디네이터 [국무부 홈페이지]

트럼프 대통령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는 건 인사에서도 드러난다. 그가 전날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TF)의 ‘컨트롤 타워’로 지명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데보라 벅스〈사진〉 국무부 글로벌에이즈코디네이터를 팀에 합류시켰다. 벅스는 버럭 오마바 전 대통령이 2014년 선임한 인물이다. CDC에선 글로벌에이즈 부문 총책임자를 역임했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의외의 선택이다. 탄핵 국면을 벗어난 이후 자신에게 충성하지 않는 관료들을 쫓아내 왔는데 이번엔 ‘오바마 사람’을 중용해서다.

블룸버그통신은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CDC 등 보건 관계 기관의 예산을 깎아야 한다고 했는데 전날엔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 내 관료들을 모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워싱턴포스트도 트럼프 대통령이 ‘딥스테이트’로 분류·비난한 전문가들에게 코로나19 국면에서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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