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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IPO 수장이 뭐길래…美 “중국은 안돼”
사무총장 선출 일주일 앞두고
미국 “중국인 되면 끔찍한 실수”
중국 “선거방해 중단하라” 맞불
중국의 첸 쑤 제네바 대사가 26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어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 사무총장 선거 관련, “미국이 정치게임으로 변질시키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WIPO 사무총장 선거는 다음달 4일 열릴 예정으로, 중국 측 인사인 왕빈잉 현 WIPO사무차장이 유력한 가운데 미국은 그의 선출을 반대하고 있다. [AP]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 차기 사무총장 선출 선거를 일주일 앞두고 미국과 중국간 갈등이 표면화했다. 중국의 UN제네바대표부 대사가 미국을 향해 ‘선거방해를 중지하라’고 기자회견을 할 정도다. 미국의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이 최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중국은 안 된다’는 요지의 기고를 낸 직후다. 무역전쟁 ‘휴전’ 와중에 지식재산권(IP) 보호에 관한 주도권을 놓고 두 나라의 세 싸움이 격화하고 있다.

27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 등에 따르면 첸 쑤 UN제네바대표부 대사는 26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어 “(선거는) 전문가들 사이의 공정한 경쟁이 돼야 한다”며 “미국은 선거를 정치게임으로 변질시키고 있다”고 직격했다.

WIPO는 UN산하기관으로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IP관련 24개 국제조약을 관리한다. IP의 중요성이 날로 부각하는 만큼 WIPO사무총장 위상도 올라가고 있다. 차기 사무총장 선거는 다음달 4일이다. 호주 출신 프란시스 거리 현 총장 임기는 9월 만료다.

중국인 후보는 왕빈잉 현 WIPO 사무차장이다. 28년간 WIPO에 몸담았다. WIPO 내 개발도상국의 지지를 받고 있는 걸로 파악된다. 선출되면 WIPO 설립 52년만에 첫 여성 총장이 된다. 경쟁국은 싱가포르·가나·카자흐스탄·콜롬비아·페루다. 미국은 다렌 탕 싱가포르 WIPO청장을 미는 걸로 알려졌다.

첸 대사는 “WIPO 일부 회원국이 미국의 압박에 분개하고 있다”며 “중국 후보를 지지하면 미국과의 관계가 안 좋아질 수 있다는 식으로 협박하는 걸로 들었다”고 밝혔다.

중국 측은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늘어나는 걸 미국이 견제하는 차원에서 WIPO 사무총장 선거에 공공연하게 개입한다고 본다. WIPO 사무총장직을 중국이 확보하면 미국이 갖고 있는 UN전문기구 수장 숫자(4명)보다 1명 많은 5명이 된다.

첸 대사는 “국제기구의 장을 맡은 중국인은 모든 회원국의 이익에 부합하게 행동한다”며 “그들 중 일부는 2년 뒤면 물러난다”고 했다. 중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가 국제기구에 영향을 미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논리도 대고 있다.

미국의 ‘반(反) 중국’ 입장은 강경하다. 나바로 백악관 국장은 지난 23일에 낸 ‘미국:중국에 지식재산 통제권을 줘선 안 된다’는 제목의 칼럼에서 “중국에 WIPO 대표 자리를 주는 건 끔찍한 실수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측의 IP절도로 인해 미국이 연간 최대 6000억달러의 경제손실을 입는다고 설명, 시장질서를 교란하는 국가에 중책을 맡길 수 없다는 주장이다.

앞서 키이스 크라크 국무부 경제차관도 지난 19일 VOA(미국의 소리) 인터뷰에서 “기술절도와 사이버 해킹 범죄의 90%를 저지르는 중국에서 후보가 나오는 건 모순이다. 중국이 지원하는 후보가 사무총장으로 지명되면 큰 문제”라고 했다.

미국의 일부 상원의원들은 작년 12월 트럼프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중국 후보에 반대하도록 동맹국에 필요한 외교적 단계를 밟으라고 권고하기도 했다. 홍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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