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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병진기자의 세상보기]“방심하면 코로나 산으로 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확산을 막기 위해 온 나라, 아니 지구촌 전체가 사투를 벌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는 현존하는 최고의 적이라는데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그만큼 급박하고 절실하기 때문이다. 대구지역도 물론이다.

그런데 코로나19가 남의나라 먼 달나라 이야기인 사람도 있다. 보건당국이 의사환자라는 기준을 정해놓고 여기에 맞지 않으면 검사를 해줄 수가 없단다. 심지어 확진자와 접촉을 했는데도 이론상의 원칙만 내세워 돌려 세운다.

그래도 굳이 검사를 받고 싶다면 코로나 키트 자체는 무료지만 엑스레이, 피검사 등 큰 비용을 지불하란다. 그것도 선행자가 많아 예약을 하고 언제인지 모르는 수 일을 기다려야 검사에 임할 수 있단다. 이 와중에 자가격리된 본인은 물론 가족들이 받아야 하는 고충은 누가 보상해줄 수 있는지 답답할 뿐이다.

열이나고 마른기침이 나는데 돈이 없어서 검체 검사를 받을 수가 없다면 어떻게 해야하는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가 없다. 이래 놓고도 확진자를 막기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대구시 및 정부 보건당국은 말할 수 있는가. 여기에 답을 할 수 있다면 이거야 말로 넌센스가 아닐 수가 없다.

대구지역 일반 보건소나 대학병원 선별진료소 검체 검사 비용이 10~30만원선 이란다. 운이 없어 결과가 ‘음성’으로 나오면 비용을 내야 하는 이상한 구조다. “‘앓느니 죽는다’고 그냥 자가격리 할랍니다. 어차피 코로나19 잡는 약도 없다는데” 26일 오전 모 선별진료소 앞에서 본 60대 남성의 중얼거림이 심상찮다.

여기에 권영진 대구시장은 공식 석상에서 모든 사람은 무료로 검사를 받고 있다고 선을 긋는다. 의사환자라는 전제하에서 그렇게 말했으리라 추측한다. 격무에 지쳐서 실언을 한 것이라 믿어본다. 산 골이 깊으면 메아리가 웅장하듯 권 시장의 하나 하나 행보에서 힘들겠지만 좀 더 묵직한 울림을 기대해 본다.

박원순 서울시장보다 우리의(대구의) 시장이 적어도 코로나19에 있어서는 더 낫다는 이야기가 들리기를 원한다. 박 시장은 지난 25일 서울시에서 만큼은 코로나19 사례 정의를 달리할 것으로 ‘증상이 있건 없건 몸이 이상해서 선별진료소로 찾아오는 사람으로 보겠다’고 했다. 이는 의사환자에 해당하지 않는 일반 환자도 코로나19 확진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선제적 조치를 내놓은 것이다.

여기에 하나 더 대구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밖으로 나가면 죄인이 된 것 같은 답답한 세상에서 하루 빨리 벗어나기를 간절히 바란다.

[헤럴드경제 / 대구·경북취재본부장]

kbj765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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