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의 후보 ‘컷 오프(공천 배제)’
선거구 돌연 변경
4·15 총선 예비후보자 등록 안내문 |
4·15 총선이 50여일 남았다. 여·야는 21대 총선에 나설 후보들을 상대로 단수 공천 및 경선지역을 일부 확정했다.
최근 여·야의 후보 공천 결과, 불공정한 공천에 대한 불만이 나오면서 재심의를 요청하는가 하면, 생각지도 못한 후보가 ‘컷 오프(공천 배제)’가 되고 후보자의 선거구가 돌연 바뀌는 등 예상하지 못한 상황들이 벌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더불어민주당 인천 부평갑 단수 공천 후보 추전 결과에 대해 ‘불공정하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1일 제4차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 심사 결과, ▷인천 중·동·강화·옹진 조택상 전 인천 동구청장 ▷인천 미추홀갑 허종식 전 인천시 정무부시장 ▷인천 부평갑 홍미영 전 부평구청장 ▷인천 서구갑 김교흥 전 국회 사무총장 등 4명을 단수 후보로 추천했다.
이들 가운데 인천 부평갑 공천을 신청했던 이성만 예비후보가 다음날 재심 청구와 함께 기자회견을 했다. 이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단수 공천의 불공정을 주장하며 그 사유에 여성 전략 공천에 대한 절차 무시와 불충분한 소명, 전 지역위원장으로서 당에 기여한 성과무시 등을 주장했다.
또한 이번 단수공천 결과로 지난 총선 당시 새정치 민주연합분당 사태부터 지금까지 겨우 잘 정리돼 발전한 인천 부평갑 지역위원회에서의 내부 갈등 발발과 현재의 불공정한 단수 공천으로 붉어질 인천 전체 총선에 미치는 악영향을 밝히면서 경선 불이행시 무소속 출마의 가능성도 밝혔다.
결론적으로, ▷후보 탈락의 사유를 납득할 수 없고 ▷지난 10년 동안 당에 대한 헌신이 무시됐고 ▷홍미영 후보는 당으로부터 다수의 특혜를 받았음에도 또 다시 특혜(공천 확정)에 대해 이해할 수 없고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 대통령을 지켜온 많은 당원에게 실망과 좌절감을 안겨줬다는 것이 이 후보의 주장이다.
이 후보는 “더불어민주당의 정의로운 결정이 있기를 바란다”며 “제가 더불어민주당을 져버리는 최악의 결과가 나타나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에 단수 공천을 받은 홍미영 후보 측은 이날 이 후보에 대한 반박 성명서를 냈다가 갑자기 철회했다. 홍 후보는 “허락 없이 직원의 실수로 캠프에서 작성중인 성명서를 보도자료로 배포했다”고 해명했다.
지금 온 국민이 코로나19로 심각한 불안감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집안 싸움’이 되다가는 오히려 내홍으로 인한 소란만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인천에서 첫 ‘컷 오프’가 나오는 의외의 상황도 벌어졌다. 미래통합당 인천 미추홀을 3선 의원 윤상현 예비후보는 지난 20대 총선 때와 같이 이번 총선에서도 ‘컷 오프’ 됐다.
20대 무소속으로 당선된 후 다시 입당하는 건재함을 보여주듯이 이번 총선에서도 무소속 출마가 예상된다. 윤 후보는 아직까지 입장과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지역 정계에서는 윤 의원이 ‘친박’의 색이 강한데다가 지난 2016년 새누리당 시절 김무성 대표를 향한 ‘막말 파문’으로 비난을 샀던 문제들이 이번 ‘컷 오프’의 사유라는 뒷말이 나오고 있다.
또 출마할 선거구가 어디가 될지 지대한 관심을 끌게 했던 유정복 전 인천시장은 당초 인천 미추홀갑에 후보 공천을 요청했다가, 공천위가 남동갑으로 전략 공천했다.
처음부터 남동갑에서 출마할 것이라는 소문이 맞아 떨어진 셈이다. 일부시각에서는 “‘험지’를 피하고 ‘꽃길’로 가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었다.
미추홀갑은 보수 유권자들이 상당히 많고 이미 신보라 예비후보가 총선을 위한 행보에 나섰던 상황이었다. 3선 국회의원과 2차례 장관, 인천시장을 역임한 유 후보로서는 너무나 안전한 길을 택했기 때문이다.
유 후보는 “지역의 정치상황을 고려해 미추홀갑에 공천 신청을 했지만 중앙당 차원에서 제가 남동갑에 출마하는 것이 인천 승리를 위해 보다 전략적이라고 판단하는 것을 수용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남동갑에 공천을 신청하고 그동안 총선을 향해 표심을 모았던 박종효 예비후보가 한동안 모습을 감추었다가 24일 계양갑으로 재심을 신청했다. 박 후보는 이날 “미래통합당과 유 전 시장의 결정에 승복한다”고 밝혔다.
계양갑은 이미 안상수 의원이 출사표를 던진 지역이다. 안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 중·동·강화·옹진을 떠나 더불어민주당이 지역구를 차지하고 있는 계양갑에서 4선 도전에 나선다는 각오다.
안 의원은 “인천에서 보수정당이 가장 당선되기 어렵다는 계양구는 그러나 제가 정치를 처음 시작한 어머니 품 같은 곳”이라며 “이곳에서 문재인 정권 심판, 총선 승리의 교두보를 다지겠다”고 밝혔다.
오는 28일부터 여·야 총선 후보들의 진영이 공천 및 경선으로 서서히 그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공천과 경선으로 인한 후보들간의 불협화음과 후유증으로 인한 논란이 이번 총선에 흠집으로 남을지 우려된다.
이홍석 |
[헤럴드경제 기자 / 인천·경기서부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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