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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바른계 대변인' 이종철 "따뜻한 '개혁보수', 강서병부터 시작"
바른정당·바른미래·새보수 대변인
유승민 등 바른정당계 3년여 동행
운동권서 '개혁보수' 대변인으로
강서병 중심 봉사·인권 활동 온 힘
통합당, 중도층 외연확대 노력해야
이종철 전 새로운보수당 대변인이 최근 국회에서 헤럴드경제와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이종철(48·사진) 전 새로운보수당 대변인은 국회에서 가장 많이 '개혁보수' 목소리를 낸 인사다.

이 전 대변인은 근 3년여간 바른정당, 바른미래당, 새로운보수당 등 개혁보수를 지향하는 정당의 대변인을 맡아왔다. 그의 판단 잣대는 오직 정부여당과 야당 모두 정의로운 행보를 걷고 있느냐였다. 구태 모습을 보일 땐 가차 없이 비판하고, 소외된 곳을 향해선 먼저 손을 건네주는 논평은 거듭 주목을 받았다. 그는 지난해 6월 국회 원내 정당 중 유일하게 '홍콩 범죄인 인도법 반대 시위'를 지지하는 논평을 내놓기도 했다.

이 전 대변인을 최근 서울 영등포구 국회에서 만났다. 그는 지난해 1~7월 정론관에서 가장 많은 브리핑을 한 기록도 갖고 있다.

다음은 이 전 대변인과 일문일답.

-20대는 총학생회장 출신의 운동권 인사, 30대는 시민·사회 봉사, 40대는 보수권을 대변하는 정치인 등 그간 걸어온 길이 평범하지는 않아 보인다.

▶20대 때 소위 운동권에 몸담았다. '80년 광주'의 참상을 영상으로 직접 보게 된 이후였다. 1996년 땐 체포·수감 돼 실형 2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그 과정에서 끊임없이 자기성찰을 했다. 감옥에서 나온 후 300만명이 굶어 죽는 북한의 실상을 목격했다. 고뇌 끝에 북한 인권운동에 투신하기로 했다. 몸담고 있는 진영이 조금씩 이동되기 시작한 것이다. 북한 인권 운동을 하면서 더욱 성찰할 기회를 많이 얻었다. 장애인과 홀몸노인 등 소외된 이웃을 향해 활동 반경은 더욱 넓어졌다. 도배와 페인트 등 집수리 운동, 대학생과 탈북 아이들의 멘토·멘티 연계, 푸드 뱅크 등 많은 사업과 자원봉사를 해왔다. 과거에는 사회를 바꾸기 위해선 '사회 구조'를 바꾸는 운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젠 '사람' 자체를 바꾸는 게 중요하고, 그러려면 이웃과 공동체를 위한 나눔과 봉사 활동에 시민들이 참여하도록 이끄는 운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판단했다.

-이 같은 남다른 이력에 따른 남다른 경험도 있을 것 같은데.

▶2014년 황교안 당시 법무부 장관을 정부 측 소송대리인으로 하는 '통합진보당 위헌정당해산심판 청구' 소송에선 정부 측 증인으로 헌법재판소에 출석한 일이 있다. 통진당 해산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여러 매체에서 주사파의 실체를 다뤘으며, '진보에서 진보하라'는 책을 통해 통진당의 실체를 다시 한번 드러낸 바 있다.

이종철 전 새로운보수당 대변인이 최근 국회에서 헤럴드경제와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서울 강서병으로 출마한다. 이 지역에도 많은 현안이 있을 텐데, 어떤 점을 주시하고 있는가.

▶무엇보다 서부 광역철도 추진에 관심이 있다. 서울 내 25개 구청 중 유일하게 역과 가깝지 않은 곳으로 강서구청이 꼽히고 있다. 부천부터 강서구청, 홍대로 이어지는 간선철도 유치가 핵심 관심 사항이다. 지역에선 이 철도를 건설해야 한다는 말이 10년째 나오고 있다. 다른 정치인들은 강력히 추진할 것처럼 말만 하곤, 국민 표를 받고 난 후에는 거의 진척이 되지 않고 있다. 또 하나는 강서구청 이전 건이다. 강서구청을 이전하는 사안은 거의 기정사실로 됐다. 구청 주변 주민들은 상권 붕괴를 우려하고 있다. 대안이 있어야 하는데, 이에 대한 부분은 거의 실종된 상황이다. 지금이라도 확실한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 고도제한 완화를 통해 구민의 재산권을 보장하는 것 역시 중요한 현안이다. 이와 관련, 거듭 문제를 제기할 방침이다.

-바른정당, 바른미래당, 새로운보수당에서 꾸준히 대변인직을 맡아왔다. 이 직을 수행한 계기가 있는가.

▶지난 대선 당시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의 선거 대책본부 홍보부본부장을 했다. 함께 고민하면서 대선에 임했다. 그 이후 당을 정비할 때 대변인을 하는 게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받았다. 감사한 자리였다. 오직 잘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지금은 미래통합당에 합류했다. 돌고 돌아 지금의 보수 대통합에 동참한 셈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후보였을 때 국민대통합위원회 최연소 위원으로 결합하면서 정치와 연을 갖게 됐다. (박 전 대통령이 당시)당선된 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들어가 정부의 밑그림을 그렸다. 막 40살이 될 때였다. 그땐 새누리당에서 거의 막내였다. 다시 시민 사회로 복귀한 당시 큰 이슈는 연금개혁으로 기억한다. 유승민 원내대표 시절이다. 연금개혁이 이뤄진 후, 제가 시민 사회에선 유일하게 국회 사회적 기구 위원으로 추천되어 활동했다. 정치권에 더 가깝게 다가간 것이다. 정치판에 '청년 기수'로 뛰어드는 게 어떻겠느냐는 말에 총선을 치렀지만 낙선했다. 그런 다음 '탄핵 정국'을 거쳤고, 바른정당 창당에 동참했다. 저는 의원이 아니었으니, 제 지역을 중심으로 움직여왔다. 그 과정에서 많은 것을 느꼈다. 정치라는 것, 노력과 진정성이 많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낀 과정이었다.

-미래통합당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가.

▶무엇보다 중도층을 끌어들이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지금으로는 약간 아쉬운 점이 있다. 중도층을 보면, 자유한국당으로는 잘 가지 않았다. 새보수당은 그 지향점은 이해하지만, 상당수가 지지하지 못했다. 당이 워낙 작으니 역량에 의문이 있던 것이다. 이제는 합쳐졌다. 더 많은 사람을 끌어들일 판이 깔린 것이다. 통합당은 한국당의 그 전 모습만 안고, 이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가면 중도층을 끌어들이는 데 지장이 있다. 이 부분을 어떻게 풀어나가느냐가 큰 고민거리가 될 것이다.

-통합당이 지향해야 할 '개혁보수'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말해달라.

▶개혁보수란 따뜻하고 정의로운 보수, 공정한 보수를 말한다. 약자를 끌어안을 수 있고, 소수자의 인권을 생각할 수 있는 보수인 것이다. 꾸준한 성찰과 반성이 있어야 한다. 이슈 또한 그런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이에 따른 결과물과 대책도 나와야 한다. 이런 개혁보수가 올곧게 나아갈 시 국민도 '이렇게 바뀐 보수라면 대안이 될 수 있겠구나'란 생각을 할 것이다.

-대변인을 수행하면서 줄곧 '개혁보수'에 대한 목소리를 냈다. 이 과정에서 배우고, 느낀 점이 상당할 것 같다.

▶개혁보수의 목소리를 내는 것은 당연했다. 그간 보수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문재인 정권의 실정 등을 겪는 와중에도 자기 성찰과 합리적인 토론이 부족했다. 이런 점을 짚으면서 목소리를 냈다. 많은 국민이 여전히 개혁보수를 지지한다는 것 또한 알게 됐다.

-그간 유승민 의원 등 소위 바른정당계 의원 8명과 함께 활동했다. 이들도 현재 통합당으로 당적을 옮겼는데, 앞으로 어떤 활약을 기대하는가.

▶숫자는 8명으로 적어 보일 수 있지만, 충분히 당 안에서 의미 있는 색깔을 낼 수 있는 인사들이다.

이종철 전 새로운보수당 대변인이 최근 국회에서 헤럴드경제와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유승민 의원의 역할론이 나오는 데 대해선 어떻게 보고 있는가.

▶‘보수재건 3원칙’(▷'탄핵의 강' 건너기 ▷개혁보수로 나아가기 ▷헌 집 허물고 새집 짓기)만 잘 다진다면 참여할 것으로 본다. 이 조건에 맞춰 (당이)바뀌는 게 먼저인 것이다. 당명과 당 색깔만 바뀌었을 뿐 사람은 그대로다. 국민도 당이 바뀐 만큼 새 흐름을 보고 싶어 하는 분위기다. 단순 합산이 아닌, 각 당의 미세한 색깔 차이를 이해하고 시너지를 내야 한다. ‘도로 새누리당’은 안 된다.

-새보수당이 통합 결정을 내린 데는 어떤 결정적 이유가 있다고 보는가.

▶새보수당은 이번 통합에서 과감한 결단을 내린 면이 있다. 총선 승리를 위해, 총선에서 범보수가 더 많은 의석을 얻어야 한다는 위기감이 있어서다. 그런데 지금 이런 식으로 흘러간다면 걱정이 커질 것 같다. 통합을 안 하는 것보다 못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말도 들리고 있다. 통합당은 어떻게 됐든 국민에게 '보수는 한계가 있구나'란 생각을 심어줘선 안 된다. 그 한계에 갇히면 이번 총선에 이어 다음 대선도 어려워질 수 있다. 거듭 말하지만, 기존의 목소리만 계속 내면 그 결과는 비육지탄(髀肉之嘆)이 될 수 있다.

-'정치인 이종철'에 대한 구상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줄곧 야당의 대변인 역할을 했다. 대변인을 하는 동안 단 하루도 국회에 오지 않은 적이 없을 정도로, 주말에도 매일 같이 국회에서 언론 대응을 했다. 저는 ‘지사(志士)적 삶’을 지향하며 살아가는 사람이다. 나라와 사회, 공동체를 위해 생을 바치겠다는 뜻을 실천하며 살고 있다. 오직 정의로운 삶, 시대와 역사의 대의만을 좇는 삶을 사는 게 목표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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