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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네수엘라 국민 상당수 감자·콩으로 연명”
유엔식량계획(WFP) 조사결과
3분의1 기초 영양 섭취 못해

베네수엘라의 한 여자아이가 지난 19일 슬픈 눈으로 버스 창밖을 바라보고 있다. [AP]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정치 혼란과 경제난이 이어지는 베네수엘라 국민의 3분의 1이 최소한의 영양 섭취 권장량도 먹지 못하고 있다는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조사결과가 나왔다.

WFP는 23일(현지시간) 발표한 ‘베네수엘라의 식량안보 평가’ 보고서에서 베네수엘라 인구의 약 32.3%에 해당하는 930만명이 식량 안보가 취약한 상태로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WFP는 지난해 7∼9월 베네수엘라 국민을 대상으로 실시해 거둬들인 8375개의 설문지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추정했다.

식량안보란 넓은 뜻으로는 자국민에게 충분한 양과 양질의 식량을 필요한 시기와 장소에 공급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좁게는 비상시 필요한 식량을 확보할 수 있는 태세를 뜻한다.

보고서는 베네수엘라인 상당수가 주로 감자나 토란 등 덩이줄기와 콩류에 의존해 식사의 다양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베네수엘라에서는 식량 자체의 부족보다는 치솟는 음식 가격 때문에 사람들이 식량에 접근하기 어려운 점이 더 심각한 문제로 보인다고 AP는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 10명 중 7명은 음식은 어디에나 있지만 높은 가격 때문에 구입하기가 어렵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37%는 심각한 경기 수축으로 인해 직장을 잃었다고 답했다.

식량 문제가 심각한 가운데 전체 가구의 74%는 자신들이 먹는 음식의 질과 다양성을 낮추는 등 ‘대처 전략’을 도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체 가구의 60%는 식사량을 줄였다고 답했다. 33%는 임금으로 돈 대신 음식을 택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가구의 20%는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가족의 자산을 판 적이 있다고 답했다.

WFP는 성명을 통해 “식량 안보가 취약한 사람들을 지원하는 방안에 대해 베네수엘라 정부와 대화를 지속하기 바란다”고 했다.

유가 하락 등으로 극심한 경제난이 지속하고 있는 베네수엘라에선 정치·사회 혼란이 이어지면서 최근 몇 년간 450만 명 이상이 가난과 폭력 등을 피해 고국을 등졌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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