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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포] ‘무사증’ 중지한 제주서도 확진자…“청정 제주마저 뚫리다니”
제주, 21일·22일 연이어 확진자 발생
검역소, “군·경찰과 협력해 검역에 최선 다할 것”
2020년 2월 24일 오전.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연동 누웨마루 거리 모습. 평소 중국인이 많은 지역이지만, 무사증 일시중지에 코로나 19 확진자 두 명까지 연이어 발생하면서 거리는 텅 비어 있다. 제주=박상현 기자

[헤럴드경제(제주)=박상현 기자] “며칠 전만 해도 제주는 (코로나19) 청정지역이라 해서 마스크 안 끼고 다녔는데 확진자가 나왔대서 많이 놀랐어요”

제주도가 무사증 입국을 일시 정지한 지 20일째를 맞는 24일 오전. 제주공항에서 만난 도민 고모(60) 씨는 마스크를 한 채 기자에게 이 같이 말했다. 지난 21일 제주도 내 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코로나19) 확진자인 해군 615비행대대 소속 A(22) 병사에 이어 지난 22일 서귀포 위(WE)호텔 직원 B(22)씨까지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제주도민들은 ‘더 이상 코로나19 청정지역이 아니다’란 불안에 휩싸이고 있다.

▶확진자 발생에 제주도민들 “불안해”= ‘제주 속 작은 중국’이라 불리는 제주시 연동 누웨마루거리는 한산했다. 상점과 거리에서 만난 시민들은 저마다 마스크를 한 채 불안함을 호소했다. 누웨마루거리에서 유명 신발매장을 운영하는 정충훈(36) 점장은 “예전엔 중국인들이 많이 왔지만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매출이 90%이상 급감했다”며 “그동안은 확진자가 안 나온 청정지역이었는데, 확진자가 나와서 다시 또 매출이 위축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한림고등학교 2학년 장모(18) 군은 “제주에서도 확진자가 나왔다는 뉴스를 보고 불안하다”며 “원래 마스크 안 썼는데 오늘 마스크 처음으로 쓰고 나왔다”고 말했다. 한림공업고등학교 2학년 김모(18) 군도 “만약 내가 걸리면 우리 가족도 걸린다는 뜻이니까 많이 불안하고 조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항에서 만난 제주를 출입하는 다른 시민들도 마찬가지로 불안함을 보였다. 경남 사천시로 돌아간다는 정모(23)씨는 “진주까지 (코로나19가)왔다니까 많이 걱정된다”며 “수요일(19일)에 제주에 왔는데 목,금(요일) 뻥뻥 터져서 좀 불안했다”고 말했다. 정 씨는 “사망자도 나오고 하니까 친구들이랑도 ‘돌아가기 싫다’ ‘조금 더 있을까’ 이런 얘기도 했다”고 했다. 인천에 거주하는 장모(37)씨도 출발 전 “제주도가 청정지역이랬는데 갑자기 확진자가 생겨가지고 (놀랐다)”며 “더 무서운 거는 오히려 내륙 쪽이라, 그 쪽이 더 난리인 거 같아서 돌아가도 걱정이긴 하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 고양시에서 제주도로 들어온 박정현(18)씨는 “표는 확진자 나오기 훨씬 예전에 샀다”며 “들어올 때 열 재는 게 좀 평소랑 다른 거 같긴 한데 철저하다는 느낌은 없었다”고 말했다. 경기도 김포에서 제주로 들어온 김모(44)씨는 “티켓 끊기 전엔 제주에 확진자가 없었다”라며 “뉴스를 보고 ‘취소해야 하나?’라고 생각했지만 가족여행이라 어쩔 수 없이 왔다. 개인위생에 신경 쓸 것”이라고 말했다.

2020년 2월 24일 제주국제공항 국내선 대기 장소 모습. 시민들이 저마다 마스크를 쓴 채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다. 제주=박상현 기자

▶島, ‘청정지역 명예회복’ 위한 적극 조치 나서= 제주도는 도민 안전을 위해 적극 대응에 나섰다. 제주도청 관계자는 “지역 간 감염 차단이 1번 목표”라며 “21일, 22일 발생한 확진자 두 명은 대구에 다녀온 사람이고 지역 내에서 발생하진 않아 지역사회 감염을 차단시키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2일부터 제주공항 국내선과 제주 항만에도 발열감지 카메라를 설치해 사각지역이 없이 도민 안전을 위해 검역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제주도는 지난 4일 코로나19의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湖北)성을 방문한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제한한 데 이어 무사증(무비자) 입국도 전면 일시 중지했다. 현행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 제 197조 1항에 따르면 관광·통과 등 목적으로 입국하는 외국인은 무사증 입국이 가능하다. 하지만 지난 3일 법무부가 제주도의 요청을 수용하며 ‘제주특별자치도 무사증입국불허국가 및 체류지역확대허가국가 국민지정 고시’를 발표함에 따라 지난 4일부터 무사증 일시 중지가 시행됐다.

제주공항 국제선을 담당하는 제주공항검역소 관계자는 “무사증 이후 지난 17일부터 제주에 들어오는 중국 (항공기) 편수가 없는 등 검역이 수월해진 건 맞지만, 그만큼의 인력을 대만, 일본 등 다른 편수에 집중 투입해 일대일 검역을 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이번 주 수·금·일(요일)에도 오전 6시 15분께 홍콩에서 비행기가 들어오는데 군과 제주지방경찰청의 지원을 받아 철저하게 검역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제주 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제주도 자치경찰단도 힘을 보태고 있다. 제주자치경찰단 관계자는 이날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확진자가 나온 21일 제주도청 문화정책과와 함께 제주도내 신천지 교회 7곳에 대한 확인 작업에 들어갔다”며 “확인 결과 코로나19 진원지로 지목된 대구교회에 방문한 다른 지역성도 201명 중 제주도 주민은 없는 것으로 현재 확인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천지 홈페이지에 나온 5곳과 달리 확인 결과 7곳으로 파악됐다”며 “이후에도 도청 외 자치경찰단만으로도 계속해서 확인 작업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제주도는 도내 코로나19 첫번째 확진자인 A 장병의 부대 소속 장병 9명과 두번째 확진자 B씨와 접촉이 잦은 주변인 등 10명을 검사한 결과 모두 음성으로 확인됐다고 이날 밝혔다.

po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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