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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염병의 시대, 슈퍼버그의 경고

세계보건기구는 2017년 슈퍼버그 12종을 발표하면서, 매년 70만 명이 이로 인해 사망하고 있고 ,2050년에는 연간 사망자가 1000만 명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2019년 미국에서만 3만5000명, 유럽은 3만 3000명, 한국은 3600명이 슈퍼버그로 사망하고 있다는 보고서를 냈다. 슈퍼버그의 등장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어, 감염학자와 일선 의사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슈퍼버그란 항생제가 듣지 않는, 항생제 내성이 있는 신종 박테리아다. 플레밍이 ‘20세기 의학의 기적’이라 부르는 페니실린을 발견한 이후 잇단 항생제 개발과 무분별한 사용으로 박테리아가 진화한 결과다.

뉴욕 프레스비테리안 병원 의사인 맷 매카시는 슈퍼버그와의 최전선에서 싸우고 있는 의료현장과 긴장감 넘치는 연구실의 현장을 생생하게 들려준다.

죽음을 담보한 항생제를 투여해야 할 지 최후의 보루까지 밀린 상황에서 의사들이 보여주는 휴머니즘, 집념은 감동적이다. 저자는 슈퍼버그에 맞선 기술들, 즉 독한 항암요법으로 망가진 몸을 면역요법으로 바꿔보려는 시도, 슈퍼버그에 약물 내성 유전자를 잘라내는 크리스퍼 기술, 나노 기술 등 다양한 시도들을 자세하게 소개해 놓았다. 그 중 하나는 박테리오파지와 여기에서 유래하는 리신 연구다. 박테리오파지는 박테리아를 죽이는 바이러스로, 바이러스에서 추출한 효소(리신)를 이용해 감염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것이다. 현재 항생제의 강력한 대안으로 꼽힌다.

흥미를 끄는 대목은 맷 매카시가 진행한 임상시험이다. 그 중 그가 진행한 달바반신이란 항생제에 관한 사전, 사후 연구에 관한 얘기도 들어있다. 그는 달바반신이 여러 항생제를 병용한 기존 치료법 만큼 효과가 있으면서도 병원 체류 기간을 거의 2일까지 줄여준다고 보고한다. 슈퍼버그의 75%가 병·의원에서 걸린다는 보고를 감안하면 의미가 상당하다.

두더지 게임하듯 슈퍼버그와 싸움을 벌이는 학자와 의사들의 고군분투의 현장은 신종 코로나 사태에 더욱 실감나게 다가온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슈퍼버그/맷 매카시 지음, 김미경 옮김/흐름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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