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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임 후폭풍에 “메자닌 빼요”…무늬만 사모 우려도
전문사모운용사들 “공모펀드와 차별화 어려워져”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라임자산운용, 알펜루트자산운용의 대규모 펀드 환매 중단 사태로 전문 사모운용사들에 불똥이 튀었다. 이들 펀드와 유사한 전략은 제외하라는 요구가 늘면서 운용 전략 수립에 애를 먹고 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은행, 증권사 등 펀드 판매사가 전문투자형 사모펀드(헤지펀드) 운용사에 메자닌, 레버리지처럼 라임 사태에서 문제가 된 전략들을 상품에서 빼라는 요구를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알펜루트 환매 중단 펀드 전략인 프리 IPO(상장 전 지분투자)에 대한 경계감도 높아졌다.

외관상 라임 펀드와 유사해 보이는 상품들은 투자자들이 꺼릴 것으로 우려해 특별한 문제가 없어도 전략 수정을 요구하는 것이다. 앞서 판매사들은 지난해 8월 라임 사태가 불거진 뒤 VIP 고객 대상 WM센터 판매 라인업에서 라임 펀드를 퇴출시키며 ‘라임 지우기’에 나선 바 있다.

한 증권사 PB는 “사모펀드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강해지고 복잡한 구조에 대한 니즈가 위축됐다”며 “반면 국내 주식 롱(매수) 전략 같은 단순한 구조에 수익이 잘 나는 상품은 꾸준히 수요가 있다”고 전했다.

전문 사모운용사들은 정상적인 전략을 비정상적으로 운용한 라임의 책임이 전가되면서 전략 선택의 폭이 좁아지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공모 롱숏펀드나 다름 없어질 것이란 볼멘소리도 나온다.

한 사모운용사 관계자는 “판매사들이 ‘이거 빼라, 저거 빼라’ 요구하고 있다. 라임 펀드와 관련된 것들은 넣지 말라고 한다”며 “사모에서 할 수 있는 상품들을 빼면 공모펀드와 다를 게 뭐냐”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다른 운용사 관계자는 “건전하게 리스크를 관리해 온 하우스도 특화된 운용 전략을 펼치기 어려워질 수 있다”며 “다양한 사모 상품에 투자해야 하는 투자자들의 선택권도 제한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업계는 라임 사태가 일반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판매사, 투자자의 자산운용 현황 요구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금융당국의 개선방안 추진에 적극 협조하기로 했다.

금투협 관계자는 “3월 초에 당국이 내놓을 구체적 개선방안과 관련한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며 “운용사가 200곳이 넘어가기 때문에 당국의 행정력을 보완할 수 있도록 협회가 일차적으로 모니터링하는 방안 등에 대해 당국과 협의하면서 구체화하겠다”고 말했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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