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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생충' 봉준호의 세계관, 세계 영화 관객에게 어필하다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제 92회 아카데미 4관왕의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이 16일 오후 귀국했다. 봉 감독은 공항 입국장에서 “이제 조용히 본업인 창작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된 것 같아서 기쁜 마음입니다”라면서 “사실 박수를 쳐주셨는데 감사하고, 오히려 코로나 바이러스를 훌륭하게 극복하고 있는 국민분들께 제가 박수를 쳐드리고 싶은 마음입니다”라고 특유의 겸손하고 유쾌하면서 감동적인 화법으로 입국 현장에 모인 수십 명의 취재진에게 말했다.

봉 감독은 귀국 첫마디에 밝혔듯이, 축하 행사는 짧게 끝내고 곧 본업인 창작 활동에 돌입한다. 그는 과거 한 인터뷰에서 “내 인생에는 영화를 보는 것과 만드는 것밖에 없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20년간 영화감독을 했지만 시나리오를 직접 쓰기 때문에 지금까지 만든 장편영화가 7편밖에 안된다. 꼼꼼한 시나리오와 완벽에 가까운 스토리보드는 함께 일해본 배우나 스태프들이 모두 인정하는 바다.

(©A.M.P.A.S.®,)

‘플란다스의 개’(2000) ‘살인의 추억’(2003) ‘괴물’(2006) ‘마더’(2009) ‘설국열차’(2013) ‘옥자’(2017) ‘기생충’(2019)는 모두 봉 감독만큼이나 개성이 강한 영화들이다. 영화의 모티브에는 자신의 실제 경험도 상당 부분 녹아들어 있다.

이제 봉 감독의 차기작은 물론이고 작품세계는 전 세계 언론과 평단의 관심사가 됐다. ‘기생충’도 빈부격차와 계급갈등을 자신만의 독창적 관점에서 전개시켜나가 국내 개봉 이후 16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지켰고, 언론 및 평단은 물론 관객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서 개봉 53일 만에 1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뿐만 아니라 연출, 각본, 연기, 미장센 등 영화 속 모든 요소들이 주목받으며 팬덤을 양산했다. 이를 아카데미가 인정한 것이다. 봉준호 감독의 작품들은 특정 장르의 틀에 갇히지 않으면서도 허를 찌르는 상상력에서 나온 이야기다.

‘기생충’에는 기생충(반지하 사람들)과 숙주(저택의 사람들)의 관계, 부자와 가난한 사람의 관계 뿐만 아니라 빈자들끼리의 아귀다툼도 있다. 자세히 보면 후자의 분량이 꽤 많다. 햇빛이 조금 들어오는 ‘반지하’의 빈자는 더욱 더 가난한 ‘완전 지하’의 극빈자에게 자신의 영역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처절한 싸움을 벌인다. 이런 모습은 빈부갈등 등으로 자본주의 사회의 모습을 고발하는 기존 영화들에서는 전혀 보지 못했던 내용이다.

이런 메시지는 봉 감독만의 세계관이다. 방탄소년단이 음반 발매때마다 던지는 메시지들이 연결돼 방탄소년단의 세계관이 되었듯이, 봉 감독 작품들의 메시지들도 함께 모여 봉 감독 특유의 세계관이 됐다.

‘기생충’은 아카데미상 4관왕 달성으로 국내는 물론 전 세계에 개봉 또는 재개봉될 움직임이다. 지난10일 오후에 재개봉한 '기생충'은 바로 흥행 4위로 오르는 역주행과 N차관람 현상이 나오고 있다. 아카데미의 고장인 북미에서는 이미 장기흥행에 돌입했다. 미국의 흥행수익 집계사이트 모조는 ‘기생충’이 전 세계적으로 1억7042만 달러(약 2044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밝혔다. 이중에서 북미 누적 흥행수익은 3940만 달러(약 472억원)로 북미에서 개봉한 외국어로 된 영화 중에서 ‘기생충’이 역대 5위로 한계단 더 올라섰다.

‘기생충’이 베트남에서는 1백만여명의 관객이 찾아 한국영화중 최고매출인 300만달러(약 36억원)를 기록한 바 있는데, 17일 베트남 전역 100여개 상연관에서 재개봉돼 매출 기록을 이어갈 전망이다. ‘기생충: 흑백판’도 오는 26일 개봉된다.

한편, 봉 감독은 오는 19일, 웨스틴 조선호텔 서울에서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박소담, 이정은 등 출연배우, 제작사 바른손이앤에이 곽신애 대표, 한진원 작가, 이하준 미술감독, 양진모 편집감독과 함께 아카데미상 수상 기념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이어 20일에는 청와대로 초청받아 문재인 대통령과 오찬을 갖는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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