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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놀림거리·기피대상…美 지역사회, ‘아시아인 차별’ 분위기 확산
재채기, 기침만으로도 주위 경계 대상
“질병은 집단이 다른 집단에게 대항하게 만드는 가장 강력한 방법”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해있던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 격리돼 있던 미국인들이 귀국을 위해 이송되고 있는 모습 [EPA]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코로나19 전염이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중국인을 비롯한 아시아인들에 대한 인종차별 논란이 여러 국가에서 터져나오고 있는 가운데, 현재까지 15명의 확진자가 나온 미국에서도 아시아계 미국인을 경계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만연해지고 있다.

미국은 3억명이 넘는 인구와 수 많은 이민자 유입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확인된 감염자 수가 적어 코로나19의 위험성에 대한 인식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뉴욕타임스(NYT)는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해외에서 온 전염병으로 인해두려워할 것이 없다고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작 중국을 다녀온 이들이나, 아시아 국적, 혹은 아시아계 미국인들의 상황은 상대적으로 ‘위기 의식’이 낮은 사회적 분위기와는 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아시아계 미국인들은 짧은 기침이나 재채기에도 불안해하는 주변의 분위기에 서운함을 토로하고 있다. 애리조나 주립대에 재학하는 아레사 덩은 “내가 재채기를 하면 ‘블레스유(Bless you, 재채기를 하는 사람에게 하는 말)’나 ‘괜찮니’ 대신 주변은 순간적 공황상태에 빠진다”고 말했다.

중국인이나 아시아인이 놀림거리가 되는 경우도 있다. 중국계 미국인인 샌프란시스코의 로버트 리 씨는 한 가게에서 직원이 자신을 두고 다른 고객과 “날박쥐를 먹으면 코로나바이러스에 걸릴 것”이라는 대화를 나누는 것을 들었다고 밝혔다.

리 씨는 “그들은 기본적으로 아시아인을 놀리고 있다”면서 “이것은 중국인들이 모든 것을 먹는다는 인종적 편견의 일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코로나19로 촉발된 인종차별적 분위기를 한 집단에 대한 또 다른 집단의 ‘대항’으로 해석하는 경우도 있다.

차별 철폐를 위한 민권단체의 빈센트 판 공동대표는 “질병은 한 집단의 사람들을 다른 집단에 대항하게 만드는 강력한 방법이었다”면서 “역사적으로 질병은 공통체를 타자화시키는 가장 빠른 방법이었다”고 설명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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