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식량농업기구(FAO) 측이 북한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주장에 의구심을 제기했다는 보도는 FAO 직원 이메일 계정 해킹에 따른 오보인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 매체에 공개된 의료관계자가 코로나19 대응 약물을 연구하는 모습. [헤럴드DB]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유엔 산하 국제기구 관계자가 의구심을 제기했다는 보도는 이메일 해킹에 따른 오보인 것으로 파악됐다.

애초 미국의소리(VOA)방송은 13일 바르 만달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평양사무소 부대표가 “북한 당국은 FAO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없다고 밝혔지만 우리는 그 같은 주장에 의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는 북한 당국이 아직까지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엔 기구 관계자의 첫 언급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VOA방송은 이튿날 평양사무소 부대표 등 일부 FAO 직원 이메일 계정이 해킹당한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FAO 아시아태평양지부가 “북한 내 FAO 이메일 계정이 해킹됐고 이후 VOA에 오보를 전달하는데 사용됐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FAO는 해킹 사실을 감지하고 해당 계정을 삭제했다.

이탈리아 로마에 위치한 FAO 공보실도 VOA 측에 아시아 일부 지역 사무실 내 이메일 계정이 해킹된 상황을 확인중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북한 특유의 폐쇄성도 오보의 한 배경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의 보수성향의 동북아전문가인 고든 창 변호사는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외부세계가 북한의 코로나19 발병사실을 전혀 알지 못하지만 중국 국경을 넘나드는 교통 상황을 감안할 때 북한에서 발병사례가 없을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현재까지 세계보건기구(WHO)에 코로나19 확진 사례를 보고하지 않았으며, 관영매체와 선전매체 등을 통해 절대로 유입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며 코로나19가 유입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북한은 2009년 신종플루(H1N1) 때를 제외하곤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SARS)과 2014년 에볼라,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 등이 유행했을 때도 발병 여부를 공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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