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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홍석의 시선고정]민경욱 의원, 정부·여권 향한 비난의 글 ‘논란’ 확산
자신의 페북 통해 장문의 시(詩) 올려… 욕설 섞어 표현
민주당 인천시당, 선거구 총선 예비후보들 일제히 비난
자유한국당 민경욱 국회의원

자유한국당 민경욱 국회의원(인천 연수을)을 향한 비난의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민 의원은 지난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현 정부와 여당을 비난하는 장문의 시(詩)를 올려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

민 의원은 공천 신청자 면접 심사를 앞둔 이날 오전 ‘김지하가 토 할 것 같다’는 제목의 작자 미상의 글을 타인의 글을 인용해 게시했다.

이로 인해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과 민주당 정일영·정의당 이정미 총선 예비후보(인천 연수을) 등 의 비난 여론이 끊이질 않고 있다.

민 의원이 올린 글의 내용을 보면, 지난 2018년 8월을 전후에 온라인에서 퍼진 이 글은 ‘주사파 떨거지 X’, ‘개장국 팔아먹고 생계를 유지한 XXX 이해찬’, ‘문재인 X’, ‘후광인지 무언지 김대중 같은 X, 대도무문이란 김영삼 같은 X’, ‘임종석, 너 설익은 주사파 촌놈맞지?’, ‘조국이 넌 돈 맛 아는 얼치기 밑에서 솟아났고?’, ‘청와댄지 기와대에서 아직도 투쟁하는 운동권 X까리들아!’ 등으로 인신공격이 난무한 글들이다.

또 ‘노회찬의 투신에 피 한방울 튀지 않은 기적’, ‘청계천 전태일도 조작한 건 마찬가지! 너희 김일성의 장학금 받은 놈들이 휘발유 뿌리고 라이터 땡긴거지!’ 등 고 노회찬 의원과 전태일 열사의 죽음이 조작됐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글 마지막에 “그 누구의 글이라도 정말 절창이지만 김지하 시인의 글이라고 하는데 아직 확인 중”이라고 덧붙였다. 민 의원이 올린 글은 2018년 인터넷에서 돌았던 ‘김지하가 토(吐)할 것 같다’라는 작자 미상 시에다 ‘4·15 총선거에서 뭉치자’라는 내용 등을 넣어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

민 의원은 이 글을 올린 직후인 이날 오전 8시 14분쯤 ‘오늘 오후에 공천 면접시험을 치릅니다. 응원해 주십시오’라는 글도 올렸다. 이는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의 주목을 끌기 위한 ‘노이즈 마케팅’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은 14일 ‘막말 욕설로 인천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자유한국당 민경욱 의원은 즉각 사퇴하라’라는 제목의 논평을 냈다.

논평의 내용은 “민 의원이 차마 입에도 담기 어려운 욕설로 가득찬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며 “XX같은 원색적 욕설이 가득찬 글은 현직 대통령을 비난하는 것에 더해 고 김대중·김영삼 대통령과 고 노회찬 의원을 욕보이고 조롱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민 의원은 그동안 숱하게 저질러온 막말도 모자라 이제는 욕설 정치를 본격적으로 할 모양”이라며 “공천 후보 면접을 앞두고 욕설 가득한 글을 게재해서 튀고 싶어 한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소식을 듣는 인천시민들은 몹시 괴롭다. 그동안 수시로 반복되는 막말로 인천의 품격을 떨어뜨려 왔는데 이제는 300만 인천시민의 얼굴에 욕설로 먹칠을 하는 것 같아 낯이 뜨겁다”라고 강조했다.

인천시당은 “민 의원은 더 이상 자신의 행위가 막말이 아니라는 괘변을 늘어놓지 말고 이제 정치 일선에서 사퇴하기 바란다”며 “자유한국당이 진정 보수의 가치를 지키는 정당이라면 막말과 욕설을 일삼는 민 의원을 영구 제명해 보수의 품격을 지켜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민주당 정일영 예비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민 의원은 더 이상 대한민국 정치의 격을 떨어뜨리지 말아 달라”며 “비판과 비난을 구분하라. 그간의 막말로 많은 주민들이 어디 가서 송도·연수에 산다고 말하기가 부끄럽다. 지역주민과 국민께 사과하라”고 밝혔다.

정의당 이정미 예비후보는 “민 의원이 막말 정치도 모자라 욕설 정치로 후퇴하고 있다”며 “보수 야당 입장에서 정부를 비판할 수 있지만 시민의 대표라면 누구나 쓸 수 있는 말을 써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 의원은 이어 “욕설을 하면 문재인 정부가 당황하거나 데미지를 입는 것이 아니라 보수 유권자가 당황하고 송도와 연수의 주민들이 상처를 받는다”며 “대립과 갈등을 극복하고 민생을 위한 합의의 민주주의를 펼치”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민 의원은 자신의 막말 표출로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자유한국당 인천시당에서도 이번 민 의원의 말 논란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못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인천시당과 관계자들에게 민 의원에 대한 의견을 물었지만, 제대로 된 답변이 없다. 어찌보면, 민 의원의 원색적 말이 ‘올바르지 못하다’고 인정하는 분위기를 느끼게 해주고 있다.

일부 시각에서는 민 의원이 기자 출신이어서 그동안의 언론적 감각이나, 시각 등이 국회의원이 되서도 그대로 자신의 표현으로 노출되는 성향이 있는데다가, 오직했으면 자극적인 표현을 할 만큼 그 이유와 배경이 있었겠느냐 하는 여론도 나온다.

어째든, 민 의원은 국민을 대표하는 대변인이자, 의원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을 위해서라도, 또 국회의원의 위상, 민 의원을 바라보는 장래의 후배들을 생각한다면 더 이상 논란과 비난을 사는 표현들은 자제하고 삼가해야 한다고 조심스럽게 말해본다.

[헤럴드경제 기자 / 인천·경기서부취재본부장]

gilber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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