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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칼럼] 홍콩, 서울, 집값 그리고 기생충

  • 기사입력 2020-02-12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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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상승을 얘기할 때 보통 일본의 사례를 예로 든다. 하지만 서울과 그 주변 집값 오름세를 보면 오히려 홍콩과 닮았다. 원래 홍콩 집값은 비싸기로 유명했다. 여기에 불을 붙인 게 중국으로부터의 인구유입이다. 홍콩의 시스템과 인프라는 본토보다 비교 우위다. 서울과 지방이 그렇다.

수요가 계속 늘어나는데, 공급은 제한적이니 값이 오르는 것은 당연하다. 일본은 최근 집값 오름세가 상대적으로 덜 한데, 도쿄와 지방 간 시스템 격차가 우리나 홍콩보다는 덜하다.

홍콩 집값 상승과 함께 인접한 선전 부동산도 덩달아 춤을 췄다. 이미 베이징의 상승률을 눌렀다고 한다. 중국 정부도 홍콩에 맞서 선전 개발을 독려했다. 우리 정부가 신도시로 수도권 택지개발을 늘리는 것과 닮았다. 최근 서울발 집값 오름세는 수도권으로 확산되고 있다. 홍콩과 다른 중요한 특징은 전세, 그리고 손쉬운 전세대출이다. 우리나라는 기본적으로 주거시장 진입 시 차입이 기본으로 깔려있다. 전세가 오르고, 뒤따라 집값이 오르기 쉽다. 집값이 오르면 다시 차입 여력이 확대된다. 이 같은 상승 사이클에 대한 경험은 부동산을 최고의 투자처로 믿는 인식을 낳았다. 불패의 믿음은 가수요를 촉발하는 또 다른 요인이다.

이른바 모바일 혁신을 이끈 미국을 제외하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실물경제 분야에서 이렇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은 나라는 많지 않다. 경제 혁신이 부족한 나라일수록 부동산으로의 쏠림은 더 심했다. 특히 중국 자금의 글로벌 부동산 쇼핑은 상당했다. 본토 자금이 홍콩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갈 때 홍콩의 부동산 재벌들이 홍콩 밖 부동산으로 갈아탄 점도 흥미롭다. 실물경제의 개선 없이 자산가격만 오르면 그 결과는 양극화다. 규모의 경제가 작동하는 자산시장의 가격 상승세에 불이 붙으면 임금상승세가 따라잡기는 쉽지 않다. 최근 골드먼삭스 보고서를 보면 2019년 9월 기준 미국 상위 1% 개인이 가진 주식은 전체 개인 소유주식의 56%에 달한다. 1990년 이 비중은 46%에 불과했다. 상위 1% 보유주식 시가는 현재 21조4000억달러에 달한다. 반면 하위 10% 개인이 가진 주식은 전체의 12%로 시가는 4조6000억달러에 불과하다.

쏠림의 경제, 양극화의 심화는 사회불안과 계급간 충돌을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우리로 치면 서울과 수도권에 집을 가진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집값이 많이 오른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간 갈등이다. 지난해 중국 정부에 맞선 홍콩 시위의 원인도 집값 상승에서 비롯된 양극화로 해석하는 시각이 많다. 비약하면 올해 미국에서 오스카상을 휩쓴 영화 ‘기생충’도 ‘양극화’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세계적으로 ‘양극화’에 대한 공감이 상당한 듯 하다. 정부는 집값 잡겠다면 온갖 대책을 내놓았다. 집값은 그래도 올랐다. 병의 근본 원인을 짚기보다는 대증요법에 의존하니, 병변이 더 번지는 건 당연한 결과다.

핵심은 ‘홍콩화’를 부추기는 불균형 인프라, 주택시장에 고착화된 차입구조, 경제혁신보다는 자산시장에 대한 믿음 등이다. 근원적 처방이 늦어질수록 양극화와 갈등은 심화될 수밖에 없다. 효과는 적고 부작용만 클 대책이라면 하지 말자. 이젠 자칫 시장경제의 원칙마저 훼손될까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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