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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 포럼-정양호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장] 실패를 타산지석으로
2010년대 초반 핀란드는 국가 국내총생산(GDP)의 25%와 연구·개발(R&D) 투자의 30%를 담당하던 대표 기업 노키아 몰락으로 2012년부터 4년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핀란드 정부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대대적인 벤처 창업 활성화를 추진했다. 그 과정에서 실패에 대한 두려움과 부정적인 인식을 극복하기 위해 해마다 10월 13일을 ‘실패를 위한 날(Day for failure)’로 지정하는 등 실패로부터의 배움을 축하하는 문화를 정착시켰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핀란드는 북유럽 내 스타트업 강국으로 부상하게 되었고, 2019년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발표한 국가 경쟁력 순위에서 우리나라보다 2위가 높은 세계 11위를 기록하게 되었다.

반면 우리나라는 아직 실패를 통해 새로운 성공을 이끌어 나가는 선순환 구조가 구축되지 않았다. 정부에서는 ‘R&D 실패 용인제도’를 도입해 도전적 R&D를 성실하게 수행했을 경우에는 실패에 대한 제재를 면해주는 제도를 도입하고 운영하고 있지만, 실패에 대해 너그럽지 못한 사회적 분위기가 도전적 R&D를 주저하게 만들고 있다.

또한 실패 과제에 대한 제재를 면하는 대신 ‘원인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으나, 이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거나 적극 공유하는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

과제 수행자가 기술 개발부터 사업화까지의 과정에서 나타난 실패를 포함한 R&D경험을 보고서로 작성하고, 이 보고서들을 축적 및 분석하여 후속 연구자에게 제공하는 시스템을 국가 차원에서 구축할 경우, 국가 연구개발 과제의 실패가 후속 연구자들에게 교훈으로 활용될 수 있다.

사람들이 반복하는 비슷한 실수에 대한 경험을 공유해 동일한 시행착오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3M 社는 강력접착제를 개발하던 중 겪었던 실패 속에서 ‘포스트잇’을 개발할 수 있었다. 초기 연구자인 스펜서 실버(Spencer Silver)가 실패 결과를 사내 기술 세미나에 보고했고 이를 후속 연구자인 아서 프라이(Arthur Fry)가 발전시킨 결과다. 실패 경험의 자산화가 후속 R&D를 추진하는 데 있어 방향 설정과 사업화 성공을 가속화하는 귀중한 밑거름이 된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도 실패 경험을 자산화하고 적극적으로 공유해 R&D 실패가 국가 산업 기술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예정이다.

‘성공이 늦어질 뿐 실패는 없다’의 저자 마이클 럼(Michael Lum Y)은 “실패의 바로 다음 단계는 성공”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는 실패하는 용기와 실패로부터의 배움이 많을수록 창조적인 성과를 창출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한다.

원인 분석이 제대로 이루어진다면 실패가 성공으로 가는 과정이 될 수 있다. 이제 우리도 도전을 두려워하지 말고 창의적인 R&D를 적극 추진할 때다. 이를 바탕으로 전에 없던 성공사례가 창출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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