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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속으로-곽성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대외전략위원장] 아세안의 급변, 신남방정책 2.0의 추진방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부품 수급 문제에 차질이 발생했다는 소식이 생산 현장에서 전해진다. 경제활동의 근간인 대면 접촉이 최소화되면서 경제활동도 위축되고 있다. 미국, 호주, 필리핀 등 몇몇 나라에서 중국을 방문한 외국인의 입국 제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지난해 말 미·중 통상분쟁의 1단계 합의가 이뤄지면서 위축된 세계 경제가 올해 조금이나마 반등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경제주체인 사람들이 위축되면서 우리 경제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수출을 통해 성장을 견인해야 하는 우리나라는 사태의 진정을 막연히 기다릴 여유가 없다. 경제외교 다변화를 추구하는 신남방정책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 적극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한 생필품 구매가 전 세계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아세안 지역 소비자가 온라인쇼핑으로 2018년 1인당 평균 125달러를 지출했지만, 2025년에는 390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아세안 전자상거래·플랫폼 서비스 등 인터넷 경제 규모는 2015년 320억달러에서 2025년 3000억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9년 전자상거래를 통한 아세안으로의 해외 직접 판매액이 전년 대비 약 22% 증가해 2017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이는 아세안의 전자상거래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우리 상품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대면 접촉을 회피하는 지금이 온라인 시장 확대의 기회일 수 있으므로 아세안의 변화를 눈여겨보면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미·중 패권경쟁 심화, 보호무역주의 강화, 기후변화 등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아세안 각국은 인공지능(AI), 첨단 로봇 등 신규 기술 도입 및 스마트시티 네트워크 건설 등 4차 산업혁명의 혜택에 눈을 돌리고 있다.

연평균 6%대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는 베트남도 요소투입주도(factor input driven growth) 성장 정책에만 의존하면 중진국 함정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로 첨단 산업 육성과 4차 산업혁명 활용책을 마련 중이다.

태국도 중진국 함정에서 벗어나기 위해 중장기 발전계획인 ‘태국 4.0’을 수립하고, 산업 전반에 정보통신기술(ICT) 접목을 통한 생산성 향상 및 미래 성장 산업 육성에 매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아세안의 이러한 변화를 다음 단계의 ‘신남방정책 2.0’에서 포용해야 한다. 불확실성이 증폭되는 글로벌 경제 속에서 아세안은 생존을 위해 더욱 빠르게 변화할 것이다.

신남방정책 2.0이 아세안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다면 중국, 일본과의 피 말리는 경쟁에서 다시 도태될 수 있다.

나아가 신남방정책 2.0은 발표된 사업 간 연계를 통해 시너지 창출에 집중해야 한다. 지금까지 협력 현황을 망라하며 외연 확대에 집중했다면, 신남방정책 2.0은 이를 기초 자료로 삼아 협력 사업 간 보완적 연계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한 종합마스터플랜 마련이 요구되며, 계량적 목표 설정을 통해 사업 기획부터 모니터링 및 평가를 연계해야 한다.

신남방정책의 범위(아세안 10국+인도)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대상국 수를 무조건 확대하기보다는 우리나라의 역량에 비춰 5년 단위 계획을 수립하고 체계적으로 늘려가야 한다.

성과가 동반되지 않는 외연 확대는 신남방정책의 추진 동력을 약화하기 때문에 성과에 비례하는 범위를 설정하고 점진적으로 늘려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보유한 역량을 파악하고 아세안이 공감하는 역량을 발굴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기 역량을 모르면서 남을 이기려고 덤비는 무모함보다는 내실을 챙기는 합리성이 더 중요한 시대를 우리가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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