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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군불패·재건축 호재…들뜬 ‘목동’
부동산 360 재건축 속도내는 목동을 가다
2·3단지 ‘종상향’ 곳곳 현수막
14개 모든 단지 정밀안전진단 돌입
자사고·외고 폐지도 긍정적 이슈
일부선 “규제로 단기조정 불가피”
최근 집값 급등도 부담으로 작용
서울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아파트 6단지의 모습. [헤럴드경제DB]

“2025년 자사고·외고가 폐지되면 인근에 사는 주민들만 목동의 학군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맹모’들이 사라지지 않는 이상, 목동의 명성은 계속 이어질 것입니다” 지난 6일 서울 양천구 목동신시가지아파트 5·6단지에서 만난 A공인중개사의 말이다. 지난해 정부의 12·16 대책 여파로 목동 지역도 거래 실종이 본격화하는 상황이지만, 그의 표정에는 자부심이 묻어 있었다.

▶‘재건축 시동’ 기대로 가득찬 목동=목동 2단지와 3단지에는 ‘경축 3종 환원’, ‘안전진단 용역 비용 모금’ 등의 현수막이 여기저기 걸려 있어, 재건축을 기대하는 주민들의 열망이 피부로 다가왔다. 인근 B부동산 관계자는 “지금은 학군 지역으로 더 유명하지만, 앞으로 10년에서 15년 뒤면 신축 아파트가 즐비한 거대 신도시로 거듭날 것”이라고 귀띔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목동이 대한민국 정비업계 ‘태풍의 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최근 목동 6단지가 재건축 정밀안전진단에서 조건부 통과(D등급)한 것을 비롯해, 1~3단지 주민들의 숙원이었던 ‘종상향’이 이뤄지는 등 대형 이슈가 이어졌다.

이미 14개 전 단지가 재건축의 첫 관문이라고 할 수 있는 정밀안전진단 과정에 돌입한 상황으로, 올해 내내 재건축 이슈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2025년부터 자사고·외고·국제고 폐지될 것이란 소식이 전해지면서 ‘학군 강세’ 지역인 목동은 그야말로 “날개를 단 격이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양천구청 관계자는 “안전진단 비용 모금 등에 따라 진행 상황을 달리보는 시각도 있지만 14개 단지가 전부 (정밀안전진단을) 신청한 것은 맞다”면서 “납부 순서에 따라 1~2주 간격으로 입찰공고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가장 속도가 빠른 6단지는 지난달 31일 한국시설안전공단을 통해 2차 정밀안전진단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공식 용역 기한이 60일이기 때문에 오는 5월께 최종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1차 안전진단이 진행 중인 9단지가 이달 중 등급이 결정될 전망이다. 가장 늦게 안전진단을 신청해 용역 비용을 모금하고 있는 3단지의 경우 연내 성적표를 받아들 가능성이 높다.

▶집값 전망은 엇갈려…“전세 가격 움직임 주목”=목동 신시가지아파트는 목동과 신정동 일부 지역을 광범위하게 걸쳐 있다. 1985년부터 본격적인 입주가 시작돼 현재 2만7000여 가구가 살고 있다. ‘서울 목동지구 택지개발사업 지구단위계획’을 보면 목동 재건축이 완료될 경우 현재의 2배인 5만3375가구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주택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단기적인 집값 향방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이 엇갈린다. 최근 몇 년새 집값이 급등하며 가격 부담이 커진데다가, 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가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다. 7단지 인근의 C공인중개사는 “호가보다 1~2억원 낮은 급매물이 간혹 나오지만 대출 규제와 거래 단속 때문에 현금이 있는 분들도 매수를 꺼리는 분위기”라며 “작년 말까지는 ‘평형 갈아타기’를 시도하는 분들도 많았는데 이제 그런 거래도 다 사라졌다”고 우려했다. 단기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시각이다.

반면 각종 정부 규제 속에서도 목동의 전세 가격이 오르고 있는 점은 눈여겨 볼 부분으로 꼽힌다. 부동산 입지 전문가로 잘 알려진 김학렬 스마트튜브 연구소장은 “전세가 올라갈수록 매매 가격을 떠받치는 역할을 한다”며 “매매가 사실상 멈춘 상황에서 전세 가격의 움직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감정원의 월별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 변동률 추이에 따르면 지난 1월 양천구는 1.16% 상승하며 서울 전체 평균(0.72%)을 웃돌았다. 지난해 11월부터 3개월 연속 1% 이상 오르는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주민들의 ‘재건축 의지’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5단지 재건축 추진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정부의 재건축 규제가 여전한 상황이지만 소유주들의 의지가 어느 때보다 강하다”며 “정부 정책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차분하게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재건축 진행 상황에 맞춰 거대 시장을 차지하려는 정비업계의 각축전도 치열해질 공산이 크다. 삼성물산을 비롯해 현대건설, GS건설, 대림산업 등이 재건축 추진위 현장 집회에서 프리젠테이션을 벌이는 등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목동 11·12단지의 경우 소형 위주이기 때문에, 소형에서 대형까지 골고루 포함돼 있는 다른 단지에 비해 이해관계가 적다”며 “재건축이 본격화될 경우 가장 진행 속도가 빠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양대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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