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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병기 연예톡톡]‘미스터트롯’이 경쟁을 대하는 방식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트로트의 인기가 재점화되고 있다. 진원지는 ‘가요무대’가 아닌 TV조선 ‘내일은 미스터트롯’이다. ‘미스터트롯’은 지난 30일 시청률 25.7%로 종편 9년 역사상 최고치를 수립했다.

‘미스터트롯’의 인기는 실력있는 참가자가 많고 스타일 또한 워낙 다채로운 데서 나온다. ‘트롯귀공자’ 임영웅, ‘트롯파바로티’ 김호중, ‘찬또배기’ 이찬원, ‘트로트 신동 출신’ 김희재, ‘국민손자’로 부상한 정동원, ‘트롯 BTS’ 장민호 등은 이미 스타다. 현역부 A조의 ‘댄싱퀸’ 무대는 짤방을 다시 봐도 흥겨워진다. “너희들 그동안 다 어디에 있었니”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트로트 하면 흔히 긴장감 없이 축축 늘어진다는 느낌을 줄 수 있고, 처량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미스터트롯’은 오디션 형태로 적당한 긴장감을 주면서도 ‘잔인한 서바이벌’이 아닌 ‘축제형 서바이벌’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가령, ‘윤수일+배호’에 약간의 느끼함을 장착한 동굴저음 류지광이 ‘1대 1 데스매치’에서 ‘트롯귀공자’ 임영웅을 지목한 것은 경쟁 자체를 즐기겠다는 의도로 보였다. 임영웅이 누군가? 감성 보이스가 바탕이 된 가창력과 외모, 팬덤을 모두 갖춘 자타공인 우승후보다. 다음 라운드 진출, 즉 생존에만 목적을 뒀다면 무조건 피하고 싶은 상대다.

결과적으로 승자나 패자 모두 ‘위너’가 됐다. 빅배치인 ‘트롯 BTS’ 장민호와 ‘트롯파바로티’ 김호중 전(戰)도 그럴 것이다. 축제는 이런 식으로 즐기는 거다. 그러면 흥미와 흥행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몇해전만 해도 트로트는 푸대접을 받아왔다. 뽕짝으로 비하되고 서자 취급을 당했다. 트로트는 여전히 MT와 노래방, 회식을 신나게 해준다. 고속도로 휴게소에 있는 다양한 사람을 결집시키는 데에는 트로트만 한 게 없다.

하지만 트로트 하면 반짝이 옷 아니면 원색 의상에 유행과 상관없는 촌스러운 모습(좋게 말해서 서민적인)이 연상되기도 한다. 행사를 뛰려고 나온 가수 같은 이미지도 있다.

송가인을 탄생시킨 ‘미스트롯’, 실제 인물과 캐릭터가 분리되며 놀이처럼 즐기게 되는 ‘유산슬’, 트로트의 다연발총 ‘미스터트롯’으로 이어져오면서 트로트는 재조명되고 있다.

의상도 ‘미스트롯’에서는 붉은색 드레스에 미스코리아 콘셉트를 차용하다 보니, 저급하다는 지적도 나온 바 있지만 ‘미스터트롯’에는 ‘고급진 슈트핏’ 등 각각의 무대 콘셉트에 맞는 의상을 입고나온다. 같은 맥락에서 유산슬의 2집 활동에는 또 다른 의상을 선보여주기를 당부한다.

트로트 신인들은 ‘이미자, 나훈아, 남진, 장윤정 워너비’가 되려고 하기보다는 독자적인 컬러로 승부를 걸어야 트로트의 다양성에 기여할 수 있는데, 실제로 그런 모습들이 ‘미스터트롯’에서 나타나고 있어 반가운 마음으로 시청하고 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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