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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승연의 현장에서] 신종코로나에도 투심은 꺾이지 않았다

새해 벽두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전 세계를 공포에 떨게 하고 있다. 사태의 진원인 중국 우한(武漢)이 포함된 후베이(湖北)성에서는 4일 0시까지 확진자 1만3522명, 사망자 414명이 발생했다. 중국 전국의 누적 확진자 수는 2만명을 넘었다. 피해 규모는 이미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보다 커졌다.

이웃인 우리나라는 피해가 불가피했다. 전날까지 15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하지만 희망적인 소식도 있었다. 국내 환자 대부분이 감염 초기에 발견돼 신속하게 치료를 받았다는 사실이다. 한 명은 이미 완쾌돼 퇴원을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설 연휴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에 예민하게 반응했던 주식시장은 다시 안정을 찾아가려는 모습이다. 지난 3일 개장하자마자 2100선을 내줬던 코스피지수는 얼마 지나지 않아 하락 폭을 거의 반납했고, 4일에는 상승 출발로 전환하는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갔다.

무엇보다 투자심리가 살아있다는 시그널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주식 매수를 위한 ‘대기자금’으로 통하는 투자자 예탁금 통계를 보더라도 그렇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 예탁금은 31일 현재 28조7192억원으로, 전월 말에 비해 되려 5.1% 증가했다. 미·중 무역분쟁 악화 국면마다 23조원대로 급감하던 지난해와 달리 투자심리가 꺾이지 않은 것이다. 되레 개인투자자들은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3일까지 6거래일 내리 2조6811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흔들리는 시장 속에서 적극적으로 매수 기회를 찾았다.

전문가들도 이번 사태가 단기 이벤트에 그칠 것이란 의견에 무게를 싣고 있다. 사스,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등 과거 경험에 비춰볼 때 단기간에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주가가 조정을 받을 수는 있으나, 장기 하향 추세로 이어질 가능성은 작다는 것이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연간이나 단기 시장 전망을 수정할 생각이 없다”고 잘라 말하기도 했다.

물론 글로벌 경제기관들이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해 내놓는 예측들은 투자자들을 고민에 빠지게 한다. 또 중국 정부는 “신종 코로나의 경제적 영향은 일시적”이라고 자신하지만, 현지 자산운용사 대표가 “(시장에) 부정적인 정보나 코멘트에 유의하라는 웨이보(중국 SNS 업체) 측 메시지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등 상황 판단을 어렵게 하는 요인들도 산적해 있다.

최근 만난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마켓 타이밍을 고민하는 기자에게 이런 말을 해줬다. “두렵지만 역시 ‘위기는 기회’라는 시장의 격언을 되새길 때”라며 “조정을 받아 가격 매력이 높아진, 성장성 있는 주식들을 포트폴리오에 담아 보라”는 조언이었다. 그간 마켓 타이밍을 잘못 잡아 뼈아픈 후회를 한 게 어디 기자뿐이랴.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에도 용감하게 ‘사자’에 나섰던 개인투자자들이 이번에는 현명한 선택을 한 것이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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